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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거여 첫 국회에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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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거여 첫 국회에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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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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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만 넘기면 상임위는 요식행위”/개원 앞두고 며칠씩 밤샘풍경도 사라져/견제기능 약화로 독주우려20일부터 개원되는 정계개편 이후 첫 임시국회를 앞두고 정부 각 부처의 준비자세가 과거와 크게 다른 양상을 띠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지난해 정기국회때만 해도 한달쯤 전부터 업무보고준비 및 예상질의답변작성 현안점검 등을 위해 각실ㆍ국마다 며칠씩 밤샘작업을 벌였고 개원이 임박해서는 주요간부들이 저마다 지연 학연등 연줄이란 연줄은 총동원,소관상위의원들과 「매 덜맞기」를 위한 막후교섭을 벌이느라 눈코뜰새가 없었던 것.

그런데 민정 민주 공화 3당이 전체의석수 3분의2를 넘는 민자당으로 바꾸자 정부 관계자들은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제 국회는 한물갔다』『맞아봐야 솜방망이』라며 느긋한 표정이 완연.

예전같으면 국회대책회의로 정신이 없을 개원전날인 19일에도 주요 간부들은 태연히 정상업무만 처리할 뿐이었으며 장관들도 정례간부회의 진행중 막바지쯤에야 『국회가 열린다는데 준비는 하고 있겠지요』라며 한마디씩 던지는 정도.

경제부처 일각에서는 심지어 국회상임위야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므로 『당정협의만 잘 넘기면 만사가 형통』이란 얘기가 나도는 실정.

이에 따라 국회가 열리면 주요간부들이 모두 여의도 의사당으로 우루루 몰려가 행정공백현상마저 빚었던 것이 여소야대정치의 병폐였다면 행정부가 국회의 견제기능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여대국회하 정부의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자리잡을까봐 우려하는 관측이 적지않은 실정.

○“자료요구 별로없어”

○…경제기획원은 19일 국회대책준비로 허둥대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이 가라앉은 분위기.

주요간부들은 『아직 회기나 상위일정도 확정안된 상태인데다 예전처럼 의원들이 질의서를 산더미같이 요구하지도 않아 별로 할일이 없다』고 느긋한 모습.

더구나 현재 계류중인 52개 경제관련 법안가운데 기금관리법ㆍ농어촌 발전특별법등 13개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당정간 입을 맞춰 놓은 상태여서 국회준비로 부산떠는 실ㆍ국은 전무한 실정.

당정간 법안처리방침은 ▲과거 4당이 합의통과 했으나 대통령거부권으로 계류중인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국민의료보험법등 3개 개정안은 그대로 폐기하고 ▲야3당이 제안한 소비자보호법은 시행령손질로 대처하며 ▲구민주당이 제안한 자연공원법등 2개안은 폐기추진키로 하는등 정당간 정치구도 역학변화에 따라 이미 내용을 확정,도상연습을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야공격에 여엄호기대

○…지난 주말 민자당소속 재무위원들과 장ㆍ차관 및 1급이상 간부들이 상견례를 위한 모임을 갖는등 거대여당출현과 관련,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재무부는 이번 임시국회를 맞아 자료준비에 부산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는 한결 느긋해 하는 분위기.

평민당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12ㆍ12 증시부양조치 등에 대해서도 거대여당의 엄호를 기대하면서 차분하게 자료준비를 하는 모습이고 옛날처럼 국회에 대비,연줄을 찾아 총력로비를 전개하는등 어수선함은 찾아 볼 수 없는 분위기.

○건설부만 예외적 부심

○…농림수산부도 지난번 정기국회때 상정했던 2개법안이 결국 통과되지 못한 채 「다음번 국회에서 매듭짓자」는 식으로 미루어져 그동안 조바심을 태워왔으나 거대여당인 민자당이 출범하자 『법안통과는 기정사실』이라며 안심하는 표정.

이에 반해 최근의 전ㆍ월세값 폭등과 관련,주택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날카로운 추궁이 예상되는 건설부는 다른부처와는 대조적으로 무척 걱정스런 분위기.

아무리 여대 상황이라지만 전세값문제는 전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매우 몰아칠 것인데 반해 대책이라고는 『주택공급을 늘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해묵은 처방뿐이어서 실무부서 간부들은 미리부터 한숨.

○…부실기업 정리 문제 및 대기업 여신관리 등으로 인해 국회가 열릴때면 자료준비를 위해 전직원이 매달렸던 한국은행 증권감독원의 경우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우선 의원들의 자료요청건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요청된 자료제목을 보면 상식적으로 쉽게 답변할 수 있는게 주종이어서 「구색 갖추기」에 급급한 인상이라는 것.

일부에선 종전에 중복적인 자료제출요구등 지나쳤던 부분도 문제이지만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뀌었다고 해서 이처럼 너무 조용한 쪽으로 급변하는 것도 문제라는 즐거운 불평이 나오기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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