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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1년낙차 너무 크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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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1년낙차 너무 크다(사설)

입력
1990.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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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은은 89년의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51억3백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8년의 흑자 1백41억6천만달러보다 90억달러 이상이 줄어든 36% 남짓에 불과한 액수이다.89년의 경상수지가 격감한 이유는 무역수지 흑자폭이 88년에 비해 69억3천만달러나 감소되었기 때문인데 수출은 2.7% 증가에 머문대신 수입은 17.8%가 늘어났으니 무역수지 흑자폭이 45억1천만달러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무역외수지도 크게 감소되었다. 투자수익의 적자폭이 88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경비와 각종 로열티 지급액이 급증하여 89년도 무역외수지 흑자는 88년의 12억6천7백만달러보다 9억달러가 줄어든 3억5천만달러에 그쳤다.

수출증가세의 둔화는 89년 들어서면서부터 그 증후가 뚜렷한 바 있었으므로 얼마간의 경상수지 감축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감축폭이 너무나도 크고 단 1년사이의 낙차치고는 너무 지난친 것이어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88년부터 시작되어 작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원화절상 요인이 반영된 데다가 기업의 설비투자 기피현상,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차질,급격한 임금상승 등 수출부진의 원인들이 일시에 몰아닥쳤다는 사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우리의 경상수지가 일시에 악화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역시 경상 수지흑자의 감축폭을 가속화시킨 또하나의 주원인은 과도한 수입증가에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수입중에서도 소비재 수입이 88년에 비해 38.6%나 늘어나는등 내수용 수입이 27.2% 증가한데 비해 수출용 원자재 수입은 6.2%밖에 증가되지 않았다. 수출용 수입의 감소현상은 그만큼 침체된 국내경기를 반영하는 것이며 올해의 수출회복전망을 점치는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재수입의 급증은 말할 것도없이 확산일로에 있는 과소비풍조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나 사치성소비재의 수입이 딴 일반소비재보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다가 해외여행 자유화에 따른 여행경비 지출도 부쩍 늘어남으로써 해외에서의 과소비까지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당초에 잡았던 89년의 경상수지 흑자목표는 92억달러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92억달러도 연초부터의 수출부진상황을 감안해서 하향조정했던 것인데 그나마 목표의 절반가까이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면 구조적으로 어떤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더욱이나 정부는 89년 하반기부터 강력한 수출부양책을 펴고,소폭이나마 원화절하를 이룩하는 한편 각종 수출금융의 부활과 확대를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환율정책과 흑자관리의 실패,수출산업의 구조조정 태만탓 등으로 수출부양책에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89년도의 경상수지 흑자격감이 일시적 현상이라면 모르되,만약 정부당국의 정책실기가 올해에도 계속되어 금년까지 큰폭의 감축이 있게 된다면 우리의 흑자국 꿈은 정말 물건너가고 말게 된다.

정책당국은 수출부진의 원인분석과 치유책 마련 뿐만아니라 소비재수입의 급증을 막는 과소비 만연에 대한 대책도 함께 수립해야 될 것이다. 국민에게 절제근검을 강조하기 전에 모든 정책 자체를 우리나라와 우리의 분에 맞도록 수립하여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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