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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김 여야 대표연설로 새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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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김 여야 대표연설로 새 대결

입력
1990.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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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때 TV중계로… 국민 관심 높아/3색의 목소리 이미지 해칠까 고심 김영삼 최고위원/3당통합 부당성 「홍보의 장」으로 김대중 총재3당합당으로 대여가 된 민자당과 유일야당임을 자처하는 평민당의 첫 대결이 될 2월 임시국회는 공교롭게도 김영삼ㆍ김대중 두 김씨의 대표연설로 시작된다. 김영삼씨는 민자당 최고위원 자격으로 여당을 대표해 단상에 서며 김대중씨는 야당의 유일한 원내교섭단체가 된 평민당 총재로서 대표연설을 하게 된다.

오랜 야당생활에서 숙명적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두 김씨가 이제는 서로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사이에 두고 각각 여야의 대표로서 의사당내에서 장내대결을 벌이는 기연을 갖게 되는데 두 김씨의 연설이 TV로 중계될 예정이어서 국민들의 관심도 점증하고 있다.

○…민자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김영삼최고위원의 대표연설이 민자당에 대한 국민들의 주요 평가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계보를 초월해 연설문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자당은 정계개편 후 첫 시험무대라는 인식 아래 집권정당에 대한 알레르기반응을 일신시키면서 강력한 정국주도의 의지를 펼친다는 기본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특히 평민당이 적극공세로 나오리라는 진단 아래 「대화와 타협」의 논리로 예봉을 둔화시킨다는 배수의 전략도 마련해놓고 있다.

물론 김최고위원 개인으로서 이번 대표연설이 야당이 아닌 여당을 대표하는 만큼 자신의 정치적 변신에 따른 입장정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최고위원 스스로도 통합의 역사성을 강조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대표연설은 김대중 평민당총재와 둘이서만 본회의장에서 맞대결하는 것이어서 그의 참모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면도 있다.

우선 민자당은 이미 김용환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한 6인 연설문기초위원회를 구성,그동안 3차례나 모임을 갖고 연설문안을 논의했다. 6인 위원은 박희태대변인 최재욱의원 등 민정계,박관용의원과 강인섭씨 등 민주계,김의장과 윤재기의원 등 공화계 등 각 계보에서 2명씩 골고루 선발됐다.

그러나 연설문의 초안은 강인섭씨가 맡아 쓰고 있다. 김용환의장은 『김최고위원이 3당통합의 당위성은 물론 자신의 입장도 밝혀야 될 상황』이라며 『김최고위원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집필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일문제 경제정책 등 연설문 골격은 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정해지지만 문안은 강인섭씨가 전담하고 있다.

통합신당에 대한 당위성이나 자신의 정치적 견해는 김최고위원이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밝힌 것을 토대로 할 것으로 보인다. 즉 4당구조가 국정운영에 주는 부작용과 남북해빙에 대비한 우리측의 체제정비 등을 주요이유로 내세울 것이다. 그는 이같은 내용들을 요약해 신사고의 틀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자당이 3대 계보로 이루어졌고 보안법 등 체제관련법안과 경제ㆍ사회정책 등에서 서로 조금씩 다른 입장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김최고위원의 연설 역시 이같은 계보간 입장이 모자이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설문작성에 참여하고 있는 한 기초위원은 『예를 들어 민정계는 「안정」,민주계는 「개혁」,공화계는 「번영」이란 용어를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해 연설문 자체가 불가피하게 3계보 타협물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최고위원 측근들은 이같은 연설문이 김최고위원이 통합 전 외치던 「개혁」의 이미지를 스스로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즉 텔레비전으로 중계될 이 연설에서 김대중총재는 자신의 독자적 생각을 읽어갈 것에 반해 김최고위원은 모자이크된 3색의 목소리를 내는 데서 국민을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대중평민당총재는 3당합당을 민의에 대한 쿠데타이자 국민 배신행위라고 주장해온 기존의 입장을 국회 본회의라는 「적극적인 홍보의 장」을 최대한 활용해 다시 한번 되풀이할 예정이다. 김총재는 3당합당에 대한 투쟁전략으로 대국민홍보와 여론조성을 1단계조치로 생각해왔는데 대표연설을 통해 다시 한번 3당통합의 부당성과 비도덕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평민당은 22ㆍ23일께 있을 김총재의 대표연설문 기초를 위해 1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초소위를 구성할 예정이지만 항상 그랬듯이 기초소위는 참고의견만 제시할 뿐이고 연설문의 대부분은 김총재 자신이 직접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이미 오래전부터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인사들과 접촉을 갖고 3당합당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합당에 대한 반박과 대응논리를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대중연설을 통해 밝혔기 때문에 연설에 담길 내용은 이미 그 윤곽이 짜여져 있는 셈이다.

김총재는 3당합당이 철저한 당리당략에 의해 밀실에서 입안됐으며 선거구민의 의사는 물론 소속정당원들의 의견조차 묻지 못할 정도로 비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유신 등과 비교한 뒤 국민의 시대에 역행하는 이같은 행위는 반드시 실패하고야 말 것이라는 점을 되풀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3당합당이 갈수록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평민당은 유일야당으로서 국민과 함께 민자당에 맞서 싸워나갈 것임을 밝히면서 민자당과 평민당 모두가 의원직을 사퇴한 뒤 조기총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자는 제의를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김총재는 3당통합에 대한 투쟁이 어떤 경우에도 비폭력 평화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평민당의 제일차적인 목적이 올 상반기에 실시될 지방의회선거에서 민자당에 대해 상대적 승리를 쟁취하는 데 있음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3당합당에 대한 정치공세 외에도 잇단 방화와 강력사건으로 상징되는 민생치안문제 주택임대료 폭등과 물가고 등의 민생문제에 대해서도 이를 3당합당에 연계시켜가며 정부의 적극 대처를 촉구할 것 같다. 김총재는 현정권이 당리당략적인 3당합당에 몰두한 나머지 민생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민자당이 들고나올 내각책임제 개헌에 대해서도 분명한 쐐기를 박을 것으로 보이는데 내각제가 군통수권의 이원화로 군의 정치개입을 자초할 위험이 있고 재벌에 의한 정치의 부패를 가져올 개연성이 있다는 반대논리를 제시할 것으로 추측된다.

김총재는 또 자신을 철저히 소외시킨 가운데 3당합당을 한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하면서 「정치무상」의 은유법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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