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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첫 고위당정 회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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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첫 고위당정 회의 안팎

입력
1990.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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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야출신 첫 참석… 한동안 “서먹”/당측 준비미흡… 현안엔 주로 정부발표 추인/“당정은 수레의 두 바퀴” 소신ㆍ협조 서로 확인/전ㆍ월세대책 협의부족에 당서 유감 표시도부동산 및 전ㆍ월세가격 안정대책과 방화사건 등 민생치안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7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3시간여 동안 열린 정부와 민자당의 첫 고위당정회의는 예상대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 채 전날의 정부발표 등 이미 알려진 내용들을 확인하는 자리에 그쳤다.

당정이 당면현안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을 내지 못한 것은 이날 다루어진 사안들이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 데다,아직도 정책기구가 채 마련되지 않는 등 창당과정에 있는 당측이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없어 효과적인 대응책을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

특히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운용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문제는 일체 거론되지 않았다고 박희태대변인이 전했다.

○…민자당 창당 후 처음 열린 이날의 고위당정회의에는 정부측에서 강영훈국무총리를 비롯,조순부총리 이규성재무 허형구법무 권영각건설 고건서울시장 이상배내무차관 최창윤청와대정무수석 등이,당측에서는 박태준최고위원대행과 박준병사무총장 김동영총무 김용환정책위의장 이승윤 김동규의원 박철언정무1장관 박대변인 등이 참석.

오찬을 겸한 이날 회의는 당3역 확정 후 처음 열려 상견례의 자리를 겸한 데다 김총무와 김의장,김의원 등 구야출신의원들이 공식 당정회의에 처음 참석한 탓에 초기에는 대화조차 오가지 않는 등 서먹서먹하고 굳은 분위기.

김총무는 좀처럼 분위기가 풀리지 않자 『매우 답답한데 웃어가면서 분위기를 풀어야 일이 더 잘되는 것 아닙니까』라며 대화를 유도했고 강총리가 『당에서 행정부를 채찍질하니까 겁이 나서 그렇죠』라고 조크로 화답해 좌중은 폭소. 이어 박대행이 『모두 차차 익숙해질 겁니다』라며 회의를 시작할 것을 제의.

○…상오 11시께 시작된 회의에서 강총리는 인삿말을 통해 『4당체제로 그동안 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세분 최고위원들의 훌륭한 결단에 의한 합당을 계기로 앞으로 정부는 소신있는 정책을 펴갈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협조를 당부.

이에 박대행은 『당정은 나라라는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소신껏 일하는데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원활한 당정관계 유지를 다짐.

이어 조부총리와 이내무차관이 각각 전ㆍ월세대책과 민생치안대책을 보고.

조부총리는 ▲토지공개념 확대도입제도의 차질없는 시행 ▲대대적인 부동산투기 및 부당임대료 인상행위에 대한 단속 ▲악덕부동산 중개업자 단속 ▲전ㆍ월세주택 및 상가의 등록제실시 검토 등 전날 정부의 「부동산 및 전ㆍ월세가격 안정대책」 발표사항을 그대로 보고.

이차관은 연쇄방화사건,구로동 룸살롱 살인사건,미용실 강도사건 등의 수사상황을 보고한 뒤 『16일부터 상당한 검거실적을 올리고 있으므로 이들을 조사하면 진범을 곧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담.

이에 대해 당측의 김의장 등 정책소위 관계자들은 부동산대책과 관련,『주택을 투기의 대상,투자의 대상으로 삼고있는 현상에 대해 정부가 정책적 제동을 강력히 걸고 방지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특히 최근의 주택문제를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의 대결양상으로 몰고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계.

이들은 특히 『부동산문제의 효과적인 대책수립을 위해서는 통계가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며 우선 서울에서만이라도 효과적 단속을 위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

민생치안문제에 대해 박총장은 『정부가 사건의 피해상황과 범죄수법 등을 소상히 밝혀야 국민의 협조도 얻고 국민 스스로의 방범의식도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경찰의 초기사건 은폐를 간접 비난. 김총무는 『범인이 신속히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 각종 오해가 유발되고 또다른 확대범행까지 우려된다』며 『신속한 검거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연한(?) 주문.

끝으로 김의장은 전날 정부가 당측과 충분한 사전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전ㆍ월세대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뒤 『정부가 모든 문제를 당측과 협의하기는 어렵겠지만 ▲중요한 정책결정 ▲중장기계획 ▲국민의 관심집중사안 ▲당의 특별한 관심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당정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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