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서리후보를 뽑기위해 긴급교수총회가 소집된 16일하오의 동국대캠퍼스는 대학이라기보다 시장바닥 같았다.60여평가량의 동국관L301호 강당에서 열린 회의는 높은 관심도를 반영,교수들로 가득차 있었으나 강당밖복도에서는 학생 2백여명이 『교수,학생,직원 하나되어 민주총장 선출하라』 등 구호와 운동가를 부르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급박한대로 우리의 의사를 모은 총장후보를 선출해야 합니다』는 의장 김용정교수(60ㆍ철학)의 개회사로 시작된 회의에서 교수들은 2시간의 토론과 투표를 거쳐 5명을 1차 총장서리후보로 선출했다.
2차투표를 시작하려는 순간 참관하던 단과대학생 대표 10여명이 마이크를 빼앗아 『1차투표에서 선출된 교수님들은 사전에 통보했던대로 받아들일수 없습니다』라고 외쳤다. 회의장밖에 있던 학생들은 출입문을 봉쇄했다.
실랑이끝에 1시간 가량뒤 2차투표는 겨우시작됐지만 스크럼을 짜고 회의장에 난입한 학생들이 단상을 점거하는 바람에 다시중단됐다. 학생들은 『경주캠퍼스 부총장시절 부실공사의 책임자』,『재단에 돈을 뿌리고 다니며 운동한 인물』,『총장후보에 나서지 않겠다고했던 거짓말쟁이』 등 총장후보 교수들을 1명씩 비난했다.
단상과 출입문에서 사제간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학생들은 재단편이냐』,『왜 투표를 방해하느냐』고 외치는 교수도 있었다. 살벌해진 분위기속에서 계속된 2차투표를 통해 교수들은 후보를 2명으로 압축했지만 『재단측이 우리의 의사를 무시할 경우 대처방안이 있느냐』는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아무도 이 문제에 자신있게 대답을 하지못했다.
실제로 교수들이 총장서리후보를 뽑는 시간에 재단이사회는 교수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별도의 회의를 열어 총장서리를 정하고 있었다.
학위수여식이 열릴 23일까지 총장서리를 뽑지못하면 졸업생 3천여명의 박ㆍ석ㆍ학사학위가 법적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는 급박한 상황을 맞고도 학교대표자를 선출하지못하는 대학의 현실이 무척 답답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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