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간 잔인한 칼싸움 심증/증거 없어 검거 못해/“뺨 맞아 격분 살해 했다”… 범행동기 상식밖/조직폭력의 심각성ㆍ수사능력 한계 보여지난해 6월 폭력조직간의 전형적 세력다툼으로 빚어진 서울 서초동 양주도매업체 ㈜진원유통사장 정전식씨 피살사건이 사건발생 8개월이 되도록 사건배후가 드러나지 않은채 행동대원 3명만이 법정에 서는 것으로 수사가 일단락됐다.
이 사건은 민생치안확립 차원에서 조직폭력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검찰과 경찰이 수사결과 폭력조직간의 잔인한 칼싸움으로 심증을 굳히고도 조직의 두목급을 검거치 못한 대표적 예로 조직폭력의 심각성과 함께 수사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
서울지검 형사3부는 16일 이 사건범행에 직접가담한 배차장파 행동대원 서남태씨(25ㆍ전북 이리시 동산동 545) 등 3명을 살인혐의로 서울 형사지법에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12일 서씨 등이 생선회칼 도끼 등을 들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로유통센터내에 있는 정씨의 사무실을 습격,직원들을 위협해 내몬뒤 정씨를 쓰러뜨려 무려 36군데를 찔러 그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그러나 서씨 등의 공소장에는 「지난해 6월초 강남구 삼성동의 모호텔주차장에서 인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씨에게 뺨을 맞은 것에 격분 살해했다」는 상식밖의 동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돼 있다.
검찰도 당초 범행의 잔혹성이나 대담성에 비추어 서씨 등의 진술을 믿지 않고 수사를 전개,전남을 근거지로 한 서방파와 전북 배차장파 사이의 충돌에 의한 사건으로 심증을 굳히고도 증거확보를 못해 배후세력을 검거치 못했다.
검찰에 의하면 서씨 등이 속해 있는 배차장파는 소수정예로 유흥가의 대부로 알려진 C씨의 지휘아래 S씨를 두목으로 강남일대 유흥업계의 이권문제로 서방파와 세력다툼을 벌여왔다.
서방파의 일원인 숨진 정씨는 인테리어업자인 친구가 C씨소유의 모호텔나이트클럽의 실내장식을 해주고 공사대금대신 30%의 지분을 갖는 영업사장을 맡게되자 양주공급권과 함께 서방파소속 후배들을 종업원으로 데려다 놓으면서 배차장파와 영업권다툼으로 수차례에 걸쳐 실력대결을 벌였다.
특히 배차장파가 숨진 정씨의 친구를 협박,영업권을 포기케하고 내몬뒤 서방파소속 종업원까지 쫓아내자 격분한 서방파측이 지난해 6월6일 C씨를 직접찾아가 생선회칼을 목에 들이대고 협박하는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검찰은 이로인해 서방파와의 일대결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배차장파의 C,S씨의 지시로 정씨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있으나 증거를 찾지못했다.
사건발생후 송파구 가락동에 셋방을 얻어 7개월동안 도피생활을 해온 행동대원 서씨 등이 지난달 18일 은신처에서 검거되자 검찰은 한때 사건해결에 박차를 가했으나 서씨 등의 완강한 태도에 밀려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경찰관을 소환,검거경위까지 조사했지만 『마치 도마뱀이 꼬리를 끊고 도망가는 식으로 사건이 조작된 느낌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 부분을 계속 수사,언젠가는 사건전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