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면담 진통 있은 듯 체니 굳은 표정/미 기자들 취재경쟁… 「분담금 액수」 큰 관심○…한미 국방장관회담은 15일 하오 2시 정각 국방부 제2회의실에서 양측대표단 각 9명과 실무자 각 8명,양측 통역 각 1명 등 모두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 동안 진행.
회담시작에 앞서 우리측 실무자들이 10분 먼저 착석,미측을 기다렸는데 미측은 대표단 외의 주한대사관 정치담당참사관들이 미리와 자리배치 상태를 검토하고 외신기자들과 취재스케줄을 협의하는등 바쁜 모습.
하오 2시 이상훈국방장관의 안내로 회담장에 도착한 체니장관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착석,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었으나 어색한 미소를 계속해 상오의 청와대 방문과 실무접촉이 난항을 거듭 했음을 암시.
이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영어로 『청와대 접견으로 분위기가 굳어있는데 이제 기장을 풀자』고 제의.
○…회담장 좌석은 체니장관 왼편에 헨리ㆍ로윈 국제안보차관보와 칼ㆍ포드동아태부차관보가,오른편에 그레그대사와 메네트리 주한미군사령관이 착석하는 등 실무자를 가까운 곳에 배치한 것이 특징.
○…회담결과를 담은 브리핑자료는 당초 하오 2시께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배포될 예정이었으나 미측이 원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발표시각이 늦어진데다 내용도 수정되는등 진통을 거듭.
국방부 관계자는 원안에 대해 체니장관팀이 『장관회담에서 공식으로 이의제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니 미리 배포하지 말라』고 요구해 왔다고 해명.
○…한미 국방장관 합동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하오 3시30분에서 25분이나 늦게 시작됐는데 이는 회담직후 사전에 준비,배포될 브리핑자료를 일부분 수정하느라 지연된 것으로 밝혀졌다.
회견이 끝난 후 이장관은 기자실에서 내신기자들을 따로 만나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이 감군규모나 방위비 추가분담 등에 구체적 숫자를 아예 제기하지 못하도록 대응했다』며 『일부 숫자등이 오가기는 했으나 우리도 엄연히 국회가 있고 예산을 기획하는 기획원이 있는 만큼 섣불리 합의 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체니장관은 부인 린여사를 비롯,공식수행원 16명과 동행했는데 이중에는 미국의 대외군사외교문제 전문가들이 다수 끼어있어 이번 방한의 중요성을 반영.
특히 미 국방부의 방위비담당 헨리ㆍ홀름즈대사와 그동안 「2년내 감군불가피론」을 펴온 칼ㆍ포드 국방부동아태담당 부차관보등이 포함돼 이번 회담에서 추가철군과 방위비 분담증액문제가 주요 의제임을 알게했다.
체니장관에 앞서 사전 실무협의차 내한한 윌리엄ㆍ테일러 미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부소장은 『이번의 주요의제는 주한미군의 추가 철군문제』라며 『그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경제성장을 감안,한국측이 미군주둔에 필요한 경비를 대가로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미측이 철군과 방위비분담률 증액을 양면카드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체니장관의 체한일정이 청와대 사정때문에 방한사흘전까지도 확정되지 않아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측의 불평과 언론의 잇단 항의에 한 때 진퇴양난.
실무협의를 위한 사전회담에서도 「철군과 방위비분담」등 첨예한 이슈로 난항을 거듭하던 차에 체니장관의 청와대 예방일정마저 최근 숨가쁜 정국흐름 때문에 16일 예정에서 15일로 앞당겨지는등 혼선을 빚자 국방부 의전실은 물론 정책기획관실등 주요 관련부서는 갑자기 변경된 일정을 해명하느라 진땀.
○…이번 회담은 내외신기자 1백여명이 취재경쟁을 벌여 국내외의 관심이 지대함을 반영,특히 외국기자들은 AP LA티임스 로이터통신 허스트지 등 4개 언론사 기자가 체니장관과 같은 비행기로 내한했는데 15일의 국방장관 회담결과 발표 때에는 서울주재 기자들은 물론 동경주재 기자들까지 몰려와 성황.
◎한미 공동발표문<요지>요지>
▷용산기지 이전◁
앞으로 연합방위체제가 유지되는한 이전사업은 주한미군감축 및 역할변경과는 별도로 진행될 것이나 주한미군감축이 있을 경우 이전계획에 반영될 것이다.
1ㆍ4분기중으로 양국 국방 당국간에 기본합의각서를 체결하고 각서가 체결되면 90년대 중반경에 이전을 완료한다는 목표아래 미측은 금년중 기지내 골프장을 폐쇄하고 한국측은 서울근교에 대체 골프장을 제공한다.
▷주한미군 감축 및 역할변경◁
전세계적 긴장완화 분위기와 미국 국방비의 대폭 삭감,한국군의 역량신장등 여건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규모ㆍ역할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미국의 대한 안보공약은 불변이며 양국 군사협력관계는 더욱 성숙 발전될 것임을 확실히 했다.
동북아의 전략적 상황은 불투명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급격한 변화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정책은 한반도 전쟁억제력을 확고히 하는 범위내에서 점진적ㆍ단계적으로 발전될것이며 단기간내에 전투병력의 급격한 감축은 없을 것이다.
북한이 긴장완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과 역할에 대한 추가 조치가 고려될 것이다.
▷방위비분담◁
방위비 분담의 액수와 분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협의하지 않았으나 미측은 현저한 증액을 기대했고 한국측은 능력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증액해 나갈 의사를 표명했다.
앞으로 한국의 경제성장과 다른 나라의 방위비분담실태 등을 감안,함축성있게 검토해 나갈 것이며 한국은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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