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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고 구구사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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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고 구구사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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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자유당이라는 신여당이 출현하면서 과도기를 맞고 있는 요즘 여러가지 진기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그중에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사고」의 시각에서 평가받을만한것도 있고 「구사고」도 못되는 「구구사고」의 작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것도 있다.

박재규의원에 대한 구속은 법집행의 형평성이라는 어려운 용어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누가 보아도 상식적으로 마땅이 취해야할 조치였다.

그는 농약관리법개정에 힘써준 대가로 농약업자들로부터 2억1천만원을 받았으며 농협에 압력을 넣어 5억원을 대출받게 해주고 1천5백만원을 받는등 엄청난 수뇌혐의를 받고있는 장본인이다. 더구나 그에게 돈을 건네준 방제협회장 이건령씨는 이미 작년 9월 구속되어 법원에서 유죄판결까지 받았었다.

뇌물을 준 사람은 이미 재판까지 받았는데 뇌물을 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불구속상태에서 기소조차 되지않은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두말할것도 없이 현역국회의원이라는 신분때문이었다. 작년 정기국회에서 그의 구속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은것도,그후로도 검찰이 구속하지않고 지금까지 질질 끌어온것도 모두 그가 의원이기 때문이었고 동시에 4당체제라는 정치역학구조 때문이었다.

그러나 늦게나마 이런 당연한 조치가 이뤄진것은 다행한 일이다. 다른당도 아니고 거대여당으로 출범한 민자당소속의원을 구속한 것은 정부ㆍ여당이 스스로를 자체정화하겠다는 의지로도 평가할수 있을것 같다.

또 앞으로 내각제나 계보정치에서 우려될수있는 정경유착등 부패가능성을 사전경고하는 효과도 있을것 같다.

다만 그동안 4당체제하에서 정략에 얽히고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느라 처리하지 못한 의원 관련 사건이 많은데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이처럼 새로운 흐름을 따라간 박의원구속과 대조적인것이 바로 공무원과 교사들에게 시도한 정부의 합당홍보활동이다.

총무처가 신당창당의 당위성을 강조한 장관등의 연설녹음 테이프를 7백개씩이나 만들어 배포하고 이를 받은 문교부가 모든 공사립초중고 교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도록 각시도교위에 지시했다는것은 너무나 케케묵은 구시대의 작태라 구역질이날 지경이다. 신사고에 의한 변화가 강조되는 시점에서 공무원의 중립성이나 교육의 자율성 중립성을 아예 생각조차 하기싫어하는 것같은 정부의 태도에 아연할수 밖에 없다. 말썽이나자 뒤늦게 교사들을 교육대상에서 제외시키라고 다시 지시를 내렸지만 교원노조파문이 휴화산으로 남아있는줄 뻔히 알면서도 이런지시로 다시 불을 당기게한 발상은 아무래도 이해가 안간다.

김대중평민당총재는 이를 가리켜 『유신시대와 5공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자유당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낡은 구사고에 젖은 관리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정부ㆍ여당의 비밀계획에서 나온것인지 국민이 납득할만한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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