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중앙은행 총재로 실용적인 사고갖춰/EC통합후 초대 유럽중앙은행총재 유력동서독통화단일화를 주도할 서독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의 카를ㆍ오토ㆍ푀ㄹ총재(60)는 전형적인 보수금융인이다.
헬무트ㆍ콜서독총리가 지난6일 통독을위한 전단계조치로 양독의 경제ㆍ통화통합을 제의했을때도 이에 맞서 동독의 경제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통합을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등 연방정부로부터 독립된 중앙은행총재로서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미연방준비은행 앨런ㆍ그린스펀총재 일본은행 미에노ㆍ야스시(삼중야) 총재와 함께 세계 3대뱅커중 한사람인 그는 지난79년 분데스방크총재직에 취임한 이래 서방선진국 중앙은행총재단의 장로역할을 해왔다.
통화정책에 대한 실용적 사고방식에 정치적 수완을 겸비한 그는 지난 85년 당시 달러화의 평가절하를 결정한 「플라자협정」과 87년 통화가치의 안정을 위한 「루브르협정」등 국제적인 통화안정대책 수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유럽공동체(EC) 중앙은행 총재단의 의장으로 선출된 그는 앞으로 EC의 통화통합과 중앙은행체제수립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번 양측의 통화통합추진에서도 역시 주무역할을 맡게 돼 한층 어깨가 무거워졌다.
92년 EC통합때 초대 「유럽중앙은행」 총재로 유력시되는 그의 경제운용철학은 『중앙은행은 정부나 모든 관련기관으로부터 독립,자체적인 통화정책을 수립ㆍ실시해 나가면서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둬야한다』는 안정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그가 이번 통화통합에 반대의 뜻을 표명했던것은 양독정부가 중앙은행에 간섭하려하고 있으며 통화팽창으로 인한 인플레와 이에 따른 가격폭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푀ㄹ총재는 국제통화제도의 안정과 인플레방지를 위해서는 상대적 고금리와 긴축통화정책을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실업을 막기위한 공공지출등 연방정부의 경기부양대책에 반대해 왔다.
EC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독의 통화통합으로 인해 연간실업률이 16%이상 증가하고 고인플레 속에서 서독의 경제성장률은 연1%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서독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무역수지흑자에서 1천3백47억마르크(8백8억달러)를 기록,세계1위를 차지하는등 막강한 경제력을 과시하고 있다.
통화통합에 열성인 콜총리는 따라서 통독에 따른 「통일세」를 치르더라도 이처럼 막대한 무역흑자때문에 경제침체는 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고 있다.
하노버 태생으로 55년 괴팅겐대 경제학과를 졸업한뒤 본에 있는 디차이트지등에서 7년간 경제전문기자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70년 빌리ㆍ브란트총리 집권때 관직에 들어간 푀ㄹ총재는 77년 분데스 방크부총재를 거쳐 총재로 올라섰다.
48년 사민당에 입당한 그가 「통일」이란 대명제에 밀려 결국 통화통합에 동의를 했지만 지난 40년간 계획경제로 피폐해진 동독경제를 희생시키고 「엘베강의 기적」을 창출해 낼수 있을지가 주목된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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