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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당기ㆍ현판 내리던 날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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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당기ㆍ현판 내리던 날 표정

입력
1990.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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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손으로 간판 내릴 줄을…” 감회 가득/3당 총재들 모두 불참 조촐하게 진행/직원들 “이제는 어디로 출근할지” 걱정민주자유당으로 통합한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이 14일 각각 당의 간판을 내렸다. 이날 3당이 간판을 내림으로써 87년 4월 총선 이후 2년여간 유지돼온 4당구도의 여소야대 체제는 완전히 막을 내리고 15일 민자당 창당 등록,16일 원내교섭단체 등록으로 정국은 여대야소로 바뀌게 됐다.

▷민정◁

○…구 민정당은 이날 하오 4시30분 서울 종로구 관훈동 구 민정당 중앙당사에서 박태준최고위원대행등 전임 당직자와 사무처요원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기 하기식과 당간판 하강식을 거행.

당초 이날 행사는 민자당의 민주ㆍ공화계파와 같이 상오에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굳이 아침부터 파장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 하오로 변경했다는 후문.

이날 행사에서 박태준 전대표와 임방현 전고문,남재희 전중앙위의장,박준병 전총장,이승윤 전정책위의장 등 전임 당직자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천천히 「민주정의당 중앙당」의 현판을 내렸고 사무처요원 2명은 당사 2층 베란다의 푸른색 당기를 동시에 하기.

이어 참석자들은 별관인 통일관으로 옮겨 20여분간 다과회를 가졌는데 박 전대표는 인사말에서 『9년 전 우리손으로 올린 민정당의 깃발과 현판을 내린 이 순간 착잡한 감회와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제 민정당의 이름은 달라지지만 우리가 추구해온 민주ㆍ정의의 이상은 새롭게 태어난 민자당을 통해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될 것을 확신한다』고 피력.

▷민주◁

○…구 민주당은 이날 상오 마포 제일빌딩 당사에서 김동영 전총장,김명윤 전고문,강인섭 전부총재,김덕룡의원 등 당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판식을 조촐히 진행.

그러나 김영삼 전총재는 당사에 나오지 않은 채 김 전총장에게 행사를 맡기고 상도동 자택에서 전화 보고만을 받았다.

2분만에 끝난 이날 행사에서 김 전총장은 『용팔이 사건등 어려운 상황에서 만든 당의 간판을 내리니 정말 가슴이 울적하다』며 소감을 피력했으나 참석한 의원들이나 당직자들은 대체로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김 전총장은 강판식 후 정무회의실에 모인 사무처요원들에게 고별사를 통해 『지난 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평민당이 당을 깨고 나감으로써 집권의 꿈을 이루지못해 아쉬움이 크다』며 『그러나 김영삼 전총재가 구국의 결단을 내려 새롭게 탄생한 민주자유당에서 국민의 편에 서서 일해나가자』고 당부.

한편 사무처요원들은 『그동안 사무실을 지켜오긴 했으나 이제 간판까지 내렸으니 출근을 해야할지 그냥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신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모습.

▷공화◁

○…구 공화당은 이날 상오 9시 정각에 중앙당사및 전국 각 지구당사에서 일제히 「신민주공화당」 간판을 하강.

이날 서울 마포 성지빌딩 16층 당사에서 가진 「강판식」에는 이병희 전부총재,최각규 전사무총장,이희일 전기획실장,조부영 전사무차장등과 사무처요원등 30여명이 참석,2년3개월여만에 내려지는 「당의 상징물」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은 모습들. 이날 김종필최고위원은 치주염을 앓고 있어서 불참.

최 전사무총장은 당사로 사용했던 15ㆍ16ㆍ17층의 처리문제에 관해 『5억5천만원에 전세들어 있는 15ㆍ16층은 이미 전세계약 해제통고를 했다』며 『당 총재명의로 구입한 17층은 합당등록 후엔 공화당 차원의 처분이 불가하므로 이미 당무회의에서 김최고위원 개인에게 전 공화당의 부채와 함께 위임처분키로 결정했다』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당분간 보유할 것임을 시사.<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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