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약 대응,너무 허술한 것 아닌가(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약 대응,너무 허술한 것 아닌가(사설)

입력
1990.02.14 00:00
0 0

검찰이 마약사범들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선 지도 1년이 됐지만 확산일로에 있는 마약밀조ㆍ밀매조직과 상용자들이 뿌리뽑힌 것 같지는 않다.검찰의 1년 전쟁실적에서도 마약확산의 실상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보사부와 경찰의 마약수사기능을 검찰로 일원화,대검찰청에 마약과를 설치한 후 본격적인 마약사범수사에 나선 이후 검찰은 지난해 6월 히로뽕 국내최대 밀조조직인 최재도파 일당 9명을 비롯,대규모 히로뽕 밀조범 70여명을 한두달 간격으로 검거했다.

검찰이 이들 밀매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히로뽕은 완제품 1백31㎏과 제조원료인 염산에페드린 6백90㎏에 이른다. 완제품은 4백37만명이 1회씩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원료는 4백60㎏의 히로뽕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니 그 밀조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같은 규모의 히로뽕이 전량 국내에서 소비되는 것은 아니라해도 일본에의 밀수출이 어려워진 요몇해사이에는 절대량이 국내용일 것이라는 추리마저 있다. 또한 미국쪽에서 주로 사용하는 코카인ㆍLSD 등 마약까지 이미 국내에 들어오고 있어 국제마약조직과 국내범죄단체와의 연계가능성도 짙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우려다. 이러한 점등으로 미뤄볼때 히로뽕을 비롯한 마약이야말로 이미 「우리발등의 불」로 등장했다는 엄연한 사실을 국민모두가 자각해야 할 것이다.

80년대 전후까지만도 기지촌의 위안부나 극소수 연예인들 사이에서나 은밀히 사용되던 히로뽕이 이제는 청소년ㆍ직장인ㆍ운전기사ㆍ가정주부까지 상용하고 있으며 도시와 농촌을 가릴 것도 없고 상용자의 연령층도 젊은층은 물론이고 장년층까지 다양해졌다고 한다.

마약상용 추정인구는 13만정도이지만 지금과 같은 확산추세를 방치하면 2∼3년안에 1백만명으로까지 늘어날 것 같다고 한다.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마약의 무서움은 그로인한 범죄 증가,인명손실,금전낭비,가정과 사회질서 파괴로 끝내는 나라마저 찌들게 한다는 데 있다. 이 「망국병」의 확산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 것인가. 검찰집계로는 지난 1년간의 집중검거와 단속으로 84년부터 88년까지 매년 평균 70%씩 증가했던 전체 마약사범이 지난해에는 1.6% 감소했고 2배씩 늘었던 히로뽕사범은 40%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정도만으로 마약사범이 뿌리뽑힐 징조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단속을 피해 일시적으로 잠잠한 척할 뿐일 것이다.

따라서 당국의 마약대응은 자세부터 새롭게 해야하리라고 본다. 좀더 조직화된 수사체제의 정비로 그 깊은 뿌리를 송두리째 뽑는 데 수사력을 더욱 집중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또한 우리 사회 각계각층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주변에서부터 마약을 몰아내는 데 힘을 합칠 것을 제의하는 바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