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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경찰에 주민들이 자구운동 “방화범 우리가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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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경찰에 주민들이 자구운동 “방화범 우리가 잡자”

입력
1990.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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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마다 순찰조… 시서도 비상/체육관 사범 40여명 동원도/검색 비웃듯 오늘 새벽 또 3곳… 방화 모두 백건서울시내 주택가 연쇄방화사건이 지난달 22일이후 13일까지 14개구 33개동 1백가구로 확산되면서 피해가 늘고있다.

경찰의 방범총비상령속에 13일 0시15분께도 서울 중랑구 상봉2동 128의24 한해수씨(43ㆍ상업)한옥 현관에서 불이나 현관유리 1장이 깨지고 신발 8컬레를 태운뒤 한씨가족들에 의해 5분만에 꺼졌다.

한씨에 의하면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타는 냄새가 나 나가보니 심한 기름냄새가 나고 현관에서 치솟은 불길이 마루로 옮겨붙고 있었다. 한씨집은 이날 대문과 현관문이 모두 잠겨있었고 범인이 담을 넘어들어와 현관문틈으로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뒤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이어 0시40분께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4동 93 이덕우씨(48)집 지하실출입문짝이 반쯤탔다.

이씨집 대문은 잠겨져있어 범인이 담을 넘어들어와 유류를 뿌리고 불을 지른뒤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자 「족적없는 범인을 시민이 잡자」는 자구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서울시가 행정력을 동원,순찰활동을 지원하는 등 민관총력수사태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13일 하오7시30분 아파트지역을 제외한 11만4천여개반별로 임시반상회를 열어 지역순찰조와 비상연락망 운영,비상벨설치와 주민신고요령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시민자구운동◁

서울 구로구 구로2동 주민 30여명은 지난8일 긴급회의를 열고 오봉파출소 방범ㆍ대공위원ㆍ청소년지도위원ㆍ주부 등이 나서 3∼4명씩 조를 편성,4일째 자경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밤10시부터 다음날 새벽5시까지 경찰의 손이 미치지 않는 주택가를 순찰하고 있다.

주민방범단장격인 윤세의씨(40ㆍ상업ㆍ구로구 구로2동 729의12)는 『룸살롱집단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주민들로 더이상 경찰에만 방범을 맡겨둘 수 없어 우리동네는 주민들이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필동 「새마을지도자방범협의회」소속 주민 18명은 2개조로 나누어 하오9시부터 자정까지 성심병원에서 동대후문까지 왕복순찰을 돌고있다.

또 서울 서초경찰서 관내 국기원산하 33개 체육관사범 40명은 파출소직원 형사들과 조를 편성,순찰활동을 펴고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12일부터 방화범이 검거될때까지 각 동별로 지역순찰조를 편성,범시민자율방화 순찰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지역순찰조는 의용소방대 새마을유관단체회원 통반장 등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동사무소 및 직능단체보유차량을 이용,밤12시부터 새벽5시까지 교대순찰하게 되며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은 통ㆍ반단위로 도보순찰한다.

시는 지역순찰조에 식대 및 차량유류대를 지급하는 한편 방화범을 검거하거나 신고하는 시민에게 1천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수사◁

경찰은 정신이상자와 모방범죄자의 소행으로 추정하던 당초의 수사방향을 바꿔 사회불안이나 특수목적을 노린 조직적인 범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으나 뚜렷한 단서를 잡지못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12일새벽의 경우 범인들이 경찰의 비상망이 비교적 허술한 취약지를 택해 방화한 점으로 미루어 승용차 오토바이 등 기동력을 갖춘 2개이상의 방화조직이 범행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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