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북 민속놀이 추진을 보고(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북 민속놀이 추진을 보고(사설)

입력
1990.02.13 00:00
0 0

한핏줄이면서도 45년간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으로 굳어진 양쪽을 다시 잇는 데는 무엇보다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민족동질성을 회복,확립시키는 일이 지름길이다.그런 점에서 정부가 심화된 남북한간의 이질화현상을 문화적 노력으로 해소,극복해나간다는 방침 아래 「문화교류 5원칙」을 천명한 것은 매우 뜻깊은 또 하나의 조치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간의 수없는 대화와 교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관계에 이렇다 할 개선을 가져오지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북한이 대남적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을 들어야 할 것이다.

여전한 불변의 기조 밑에서 북한은 밖으로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응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으며 안으로는 김일성독재체제 아래 철저한 주민통제와 폐쇄정책만을 고집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하에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해 남북문제에 관한한 모든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자세로 각양의 제의를 해왔으며 7ㆍ4공동성명 이후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그 나름대로 대화와 교류의 명맥을 유지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점은 남북관계개선의 희망을 이렇게 제의의 반복으로만 표현해야 하나 하는 문제이다.

대화에는 상대가 있고 그것이 남북간에도 예외가 아니라면 우리의 아무리 좋은 제의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상황과 그 제의에 대한 반응 등을 미리 예측해보는 것은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금 지난번 체육회담 이후 또다시 팀스피리트를 이유로 모든 회담에 불참할 뜻을 밝히고 있다. 북한의 상황이 지금 어떠한지는 누구도 알길이 없지만 적어도 동유럽,소련,몽고에까지 이른 개방과 개혁바람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것이 더 강한 내부단속으로 나타날는지 아니면 세계의 추세를 인정하는 「북한적인」 방식으로 나타날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우리로서는 희망과 가능성을 안고 지켜보는 것이며 모든 외교적 역량을 동원하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일일 것이다.

때문에 남북민속놀이 추진이 이런 방향에 부응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부질없는 제의라는 평가를 받기 쉬울 것이다.

사실 어느 면에서 그간의 남북교류와 접근이 국민에게 커다란 꿈과 기대를 부풀게 한 만큼 실질적인 진전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인이야 대화를 선전목적에 우선시키려는 북한에 있지만 우리측에게도 예를 들어 남북교류협력추진위가 심사,승인한 학술 문화 종교 민간 부문의 교류신청 30건중 아직껏 단 한건의 진척도 없다는 점등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북한의 반시대적인 폐쇄와 통일전선전략 자세를 나무라면서도 우리측도 제의만을 너무 남발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많은 제의의 나열이 아니라 비정치적인 교류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비롯,학술 등의 교류를 철저히 민간단체 자율에 맡기고 또 문화행사일수록 선전과 규모보다 소리없이 조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자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