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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풍 동구거쳐 극동행 예고/소,한반도 장벽제거 촉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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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풍 동구거쳐 극동행 예고/소,한반도 장벽제거 촉구 의미

입력
1990.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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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화해 신사고 북한도 수용 불가피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의 한반도장벽제거 촉구선언은 지난해 11월 극적으로 이뤄진 베를린장벽붕괴이후 세계적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된 한반도긴장완화 내지는 대화의 가능성을 일층 밝게 해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의 발언은 고르바초프집권후 불어닥친 개혁ㆍ개방의 바람이 작년 6월 폴란드를 선발로해 지난 7일 끝난 소련공산당중앙위총회의 공산독재폐기선언으로 동구권을 일순하고 난뒤 이제 변혁과 화해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권차례라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북한의 김일성이 올4월께 아들인 김정일에게 주석직을 인계할것을 준비중이라는 최근보도 역시 동구국가들의 혁명 1세대퇴진과 함께 불어닥친 동ㆍ서화해의 신사고가 이제 북한에도 피할수 없는 명제임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물론 셰바르드나제의 이날 회견이 한반도긴장완화를 겨냥한 구체적인 행동을 예시하는것은 아니며 소련의 최근 개혁조치를 과시하기위한 프로파간다의 측면이 강함을 간과할수 없다.

그러나 미소외상회담의 폐막 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린 그의 이날 발언은 소련외무장관의 한반도에 대한 공개언급으로는 이제까지 없었던 가장 심도있는 것으로 적어도 북한에 대한 명백한 대화촉구선언임이 분명하다.

이와함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제임스ㆍ베이커미국무장관과의 공동성명에서 미소양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라고 남북한간의 대화를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셰바르드나제는 국제사회에 남북한주민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할것을 촉구했지만 남북한간의 접근방식ㆍ교류확대방안등 구체적 방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이제까지의 남북한과 미소간의 상호관계진전으로 미뤄보아 미소간의 교차승인을 통한 남북당사자간의 신뢰회복과 이를 통한 정치협상 또는 군축협상에 의해 한반도내의 군사충돌가능성을 배제토록 노력한다는 원칙에 어떤 합의나 깊숙한 협의가 있었던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련은 한국과 영사관계를 수립,교역관계를 넓혀오고 있고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는 궁극적인 외교관계수립을 보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한 야코블레프소련정치국원은 『북한이 소련의 대한접근에 강한 저항감을 표시한다』며 『한소관계진전이 북한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자유왕래와 완전개방』을 제안했다는 사실은 북한사회에도 개방개혁이 필연적이며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식 변혁이 절박해졌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 또한 지금까지 북경에서 7차례에 걸친 미국고급외교관과의 접촉을 통해 변혁에 대한 점진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북한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 5월 고르바초프의 북경 방문에 의한 중소간의 관계정상화로 예견된바 있었다.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는 최근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일ㆍ북한관계,일ㆍ소회담진전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시베리아개발의 필요성과 더불어 낙후된 공업의 육성을 위해 일본의 역할을 인식하고있는 소련으로서는 극동지역에서 영향력을 높이기위해 노력하고있는 일본의 이익을 무시할수없기 때문이다.

일ㆍ북한관계도 일본측이 무조건 외교관접촉을 선언하는등 교섭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내외의 여론에 밀린 미소양국의 자발적인 해외주둔군 감축등 동서화해의 진전이 한반도긴장완화의 촉매가 될수 있을것이다.

소련의 극동지역군사력감축과 함께 미국의 팀스피리트훈련규모 축소,광주등 미공군3개기지폐쇄,이와더불어 주한미군의 철수안 등이 그간 남북접근에 장애가 돼온 불신의 벽을 완화할수 있다는 점이다.<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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