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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때문」이라는 발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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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때문」이라는 발상(사설)

입력
1990.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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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광사업에는 꽤 오래 특혜의 시절이 있었다. 호텔을 하나 지어도 건설자재에서 사용하는 식품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혜택이 주어졌었다. 이른바 중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과정에서 관광객유치는 우리의 이미지,경제건설과도 무관하지 않았고 만만치않은 외화벌이의 소스이기도 했다. 그래서 60년대 태평양 관광업자대회를 서울에 유치하고는 올림픽이라도 유치해온양 들떴던적도 있었다.우리의 이런 「관광우대」의 버릇은 시대가 변해도 꽤오래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하기야 자기집 찾아온 사람 잘 대접해 보내는 것은 우리 전래의 미덕이니까. 하지만 그것도 이젠 형평을 지키며 운영해 나갈때도 됐다.

한동안 찬반이 엇갈리는 듯했던 유흥업소의 심야 영업단속이 차츰 국민의 호응을 얻어가자 내무부는 형평에 맞게 관광호텔에도 이제한을 적용토록 지시했고 이에 서울시는 「관광」을 이유로 철야영업을 계속키로 했다는 보도다.

우리의 관심은 행정부서간의 같은 문제에 관한 이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의 상황에서 관광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며 어느선에서 「관광육성」이란 해묵은 낱말을 새롭게 인식해야하나 하는 것이다.

「제2의 통금」이라고 까지 혹평되던 심야영업 제한은 그자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날이 갈수록 호응을 얻는 것은 불안한 민생치안,위화감만 극대화시키는 과소비 등 날로 어두워만지는 우리 사회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공감대가 크게 힘 입은바 있다. 그래서 관광호텔등 모든 업소에 적용해 모처럼 한번 분위기라도 바꿔봤으면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었다. 그것은 어느때고 불안요소들이 덜어지고 업소들의 자율기능이 살아날 때 새벽1시고 2시고 연장될 수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서울시가 제동을 걸고 나왔다. 이유는 관광객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않아도 내국인으로 들끓던 호텔의 유흥업소는 다른곳이 「밤12시」의 단속에 묶이자 더욱 법석였던 것은 자명하다. 서울시의 자료로도 호텔유흥업소의 이용외국인관광객은 전체의 25%라고 되어있다. 75%는 내국인이란 말이다.

우리가 다른나라를 「관광」 할때 그 나라의 새벽4시까지 여는 나이트클럽이나 사우나가 매력이있어 찾아갔던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유를 관광유인요소로 은근히 내세우려는 나라들도 있긴하다. 우리도 한때 제주도에 홍콩식의 자유항까지 구상하기도했고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전국 곳곳에 카지노도박장을 허가해 세계에서 드물게 수도서울에 아직 공인도박장을 가지고 있긴하다.

그러나 우리의 관광은 이런상황에서 벗어나야한다. 「있는 그대로」가 관광자원이 되도록 애써야 하며 또 그것이 진정한 관광진흥이다. 관광은 우리에게 중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접근은 달라져야 한다. 깨끗한 시설,친절한 서비스,편리한 교통 등 우리가 관광을 위해 해야할 일은 많다. 나이트 클럽을 새벽 4시까지 열어 관광객을 끌어보겠다는 생각을 서울시는 버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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