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과도기”… 통추위가 당 기능/당직ㆍ정국향방 등에 서로 신경/일부 당직자들만 출근 내부정리… 방문객도 뚝 끊겨민자당 출범후 첫날인 10일 구민정당만 회의를 갖는등 움직임을 보였으나 민주ㆍ공화당당사는 텅비거나 잔무처리를 하는 일부 당직자들이 가끔 보일 뿐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반면 민자당은 당직 인선이 안된상태이고 새 당사마저 구하지 못한 채 통합추진위가 유일한 정당기능을 하고 있는등 구 체제에서 신 체제로의 과도기가 며칠간 계속될 전망이다.
○…10일 민정계는 전임 당직자들이 관훈동 구 민정당사에 정상출근해 실ㆍ국장회의를 개최하는등 평소와 다름없이 당의 재산정리등 법적 청산작업을 중심으로 잔무처리작업에 집중,하지만 주차가 불가능할 정도로 폭주하던 내방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교환양의 응답신호와 매일 발간되는 「뉴스배경자료」에서의 당명이 민정당에서 「민주자유당」으로 바뀌어 새 당의 새 물결이 관훈당사로 이미 밀려들었음을 반증. 이와달리 이날 아침 구 민정당의 부산지역 원외위원장들이 박철언정무1장관을 만나 대책마련을 요구하는가 하면 전국원외위원장대표 10명도 이날 낮 당사로 박준병 전총장을 찾아와 대책마련을 촉구해 신당의 그늘에 드리워진 민정당의 잔영을 감지케 하기도.
이날 상오 9시30분께 당사에 나온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소속위원들과 꾸준히 접촉한 결과 내가 민정계의 견인차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감을 느꼈다』고 민자당안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형성되어가는 민정계의 실체를 과시. 그는 그러나 『워낙 정치력이 없는 사람이라 이들을 잘 이끌 수 있는 묘안이 나오질 않는다』면서 『민정당의 마지막 대표로서 책무를 다할 뿐 정점이 되거나 옹립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향후 자신의 역할을 「애프터서비스」로 비유.
박대행은 또 『신당의 3역중 어느 것을 먼저 고르겠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정당은 조직이 중요하지 않겠어』라고 말해 민정계가 「사무총장」직을 차지할 것임을 시사.
한편 이날 아침 P호텔에서 열린 부산 원외위원장 14명과 박철언정무1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원외위원장들은 「지구당 증설과 개인사무실유지」 등을 요구. 이에대해 박장관은 『부산지역만 특별히 생각해줄 수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면서 신당 창당과정상 여러 어려움등을 이유로 이들의 요구사항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는 후문.
○…민자당의 공식출범에도 불구하고 민주계 사람들은 아직껏 어정쩡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
마포의 중앙당사가 사실상 기능정지상태인 것을 통합추진위의 작업이 본격화되면서부터였지만 10일에는 드문드문 눈에 띄던 사무처 직원들마저 자취를 감춰 사실상 폐쇄나 마찬가지.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11시께 느긋하게 상도동 자택을 나섰으나 최근 며칠간과같이 당사 출근은 생략.
당직자및 사무처 요원들은 그동안 통합신당에서의 자신들의 신분변화를 놓고 삼삼오오 모이기도 했는데,새 환경을 점치기 어려워하는 것은 소속의원들도 매일반.
의원들로서도 통합추진위 주변의 핵심당직자외에는 이렇다 할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처지. 민자당의 당무행태에 대해 서로간에 화제로 올려보지만 신통치 못하기는 마찬가지인 모습이다.
특히 이날 의원들 사이에는 임박한 민자당 당직인선에 대한 설왕설래가 가는 곳마다 무성해 민주계 몫의 당직배분을 놓고 상호간 신경전이 한창인 듯한 분위기.
의원들은 김최고위원을 여전히 「김총재」로 부르며 『김총재가 국회직등 굵직한 인사는 다선의 중진중심으로 하지만,50인으로 구성될 당무회의는 소장의원을 주로 임명할 것』이라는 소문에 진위여부를 확인하느라 부산.
이같은 소문은 「김총재의 핵심측근인 모의원이 김총재에게 이를 진언,김총재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꼬리까지 달려있지만 아무도 모를 일.
이와함께 민자당의 원내총무로 내정된 김동영사무총장은 그동안 별말이 없다가 이날들어 총무직을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돌아 이래저래 어수선.
한편 민주당은 합당전에 초청한 소련 과학원의 프롤로프부원장일행이 이날 내한함에따라 이들을 민자당차원에서 대접하게 된 상황을 의식한 듯,의전절차에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도.
○…공화계가 거점으로 삼는 마포의 전 공화당중앙당사는 이날 대부분의 전당직자가 출근마저 하지 않아 썰물이 빠져나간 듯한 분위기.
이날 사무실에는 몇몇 사무처 간부들이 서류를 정리하며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에 『공화당입니다』라고 습관적으로 대답하며 『오늘 출근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응답을 반복.
전날 창당합동회의와 경축연에 거의 한사람의 「낙오자」없이 일사불란한 참석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당사엔 이병희ㆍ김용채 김문원의원과 조용식 전의원등 전직 당직자들이 모여앉아 민자당 출범이후의 정국에 관해 잠시 환담.
이병희의원은 『이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신당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뒤 80년이전의 구 공화당의 업적등을 회고했고,김용채의원은 『이제 당사도 없어진 마당에 마음의 준비는 물론 실질적인 이사준비도 서둘러야겠다』고 말한 뒤 국회 총무실의 서류를 의원회관으로 옮기기도.
김문원의원은 민자당의 당직에 큰 관심을 표명,『이미 내정된 당3역이 3당균분원칙을 고수한 만큼 다른 당직에서도 같은 정신이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특히 대변인직과 관련,『종전의 3당 대변인중 경험과 나이,다선순으로 결정해야 뒷말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정병진ㆍ신효섭기자>정병진ㆍ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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