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서먹”… 끝엔 「한식구」 환영악수/축하연 땐 2천여명 참석 성황/YS,박 장관에 “수고 많이 했다” 인사 눈길/민정계 중진들 시종 착잡… 박수도 안쳐/청와대 만찬서 당직 배분등 당 운영 논의▷청와대 만찬 회동◁
○…9일 민정ㆍ민주ㆍ공화등 3당합당대회에서 민주자유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전민주,김종필 전공화총재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이날 하오 통합자축연이 끝난 후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2시간 동안 만찬회동을 갖고 거대여당 출범에 따른 정국운영 방향을 공동협의.
이날밤 10시가 지나 자택으로 돌아온 두 김최고위원은 만찬회동 결과에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당직을 임명하고 50명의 당무위원은 모두 임명하지 않고 공석을 남겨둘 것』이라고만 설명.
이날 만찬회동에는 홍성철비서실장과 최창윤정무수석이 잠시 배석했다가 세사람의 자유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곧 떠났는데 한 관계자는 『오늘 회동에서 당직인선등의 얘기를 하는 것은 큰 일을 한마당에 좋지 않을 것이란 판단때문에 그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명.
이 관계자는 『세분은 앞으로 통합추진위에서 당직인선을 추천해오면 추인하는 형식을 밟게 될 것』이라며 『통합추진위가 주초인 12일 당직을 추천하고 13일께 임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
이 관계자는 이어 『창당 등록 전에 1차로 당3역,4명의 사무부총장,대변인,부대변인이 인선될 것』이라며 『당3역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임명될 것으로 보며 대변인은 민정쪽에서 나올 공산이 많다』고 뀌띔.
▷3당합동회의◁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이 9일 상오 3당합당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통합을 의결함으로써 민주자유당이 정식 출범했다.
이날 회의는 수임위원 1백11명중 1백6명과 통합추진위 실무대책위원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25분 동안 회순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
참석한 3당의 의원들은 과거 여야정파로 갈려 있었기 때문에 서먹서먹한 표정들이었으나 대회가 진행될수록 서로가 한집안에 몸담게 됐음을 느끼는 듯한 분위기였으며 단상에 좌정한 김영삼 김종필최고위원과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으며 간간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최고위원 박수로 선출
○…이날 임시사회를 맡은 김덕룡의원은 회의벽두 수임위원 1백11명중 1백5명이 참석,성원이 됐음을 보고한 후 의장에 윤길중(민정),부의장에 정상구(민주),김효영전의원(공화)을 만장일치로 선출해줄 것을 요청.
이어 박준병의원(민정)은 경과보고에서 『3당통합은 전세계가 칭송하는 명예혁명』이라며 지난 1월22일 청와대회담 이후 합당까지의 민자당 창당과정을 보고했고,김동규의원(민주)은 정당법 4조2항에 근거,정식 합당결의안을 제출하면서 『열렬한 박수로 채택해달라』고 요청.
또 김용채의원(공화)이 『민주ㆍ번영ㆍ통일의 성스러운 과업을 수행할 민족사의 중추적 역할자로 노태우ㆍ김영삼ㆍ김종필 세분을 우리 민주자유당의 최고위원으로 모시고자 한다』며 대표자선출을 제의하자 곧바로 윤의장이 『이의 없으면 만장일치의 박수를 쳐달라』고 주문해 참석자들은 박수로써 만장일치를 선언.
이날 낭독된 창당선언문은 최재욱의원(민정)이,대국민 메시지는 김학준 대통령사회담당보좌역이 기초했다는 후문.
○최고위원 취임사 눈길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3인은 신당창당의 역사적 의의와 신당이 나아갈 방향 등을 주조로 각각 10여분에 걸쳐 인사말을 했는데 김영삼최고위원만 3인중 유일하게 「최고위원취임사」라고 제목을 붙여 눈길.
제일 먼저 등단한 김영삼최고위원은 『아시아의 등불에 그치지 않고 세계의 등불이 되자』고 역설.
김종필최고위원은 『신당창당을 위해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최고위원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신 점은 후세의 역사가 반드시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신당창당의 공을 두사람에게 돌리기도.
마지막으로 노태우대통령은 박태준대표가 대독한 인사말에서 『신당은 민족의 소망을 실현하는 거대한 용광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
○…김명윤씨(민주당고문)가 선창한 만세3창으로 사실상의 창당대회인 합동회의가 끝난 후 3명의 최고위원은 단상으로 올라온 중진들과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
특히 김영삼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나가면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었는데 박철언정무장관을 보고는 악수를 굳게 하면서 『수고 많이 했다』고 말해 눈길.
○…이날 합동회의 참석자들은 입구에 마련된 대형기념 사인판에 서명했는데 먼저 도착한 김영삼대표위원이 준비된 붓으로,이어 도착한 김종필최고위원이 바로 옆에 각각 서명.
회의장의 좌석배치도 자유롭게 앉도록 했는데 앞줄에는 김재광국회부의장 김명윤 구민주당고문 등 원로들이 좌정했고 박철언정무장관은 김용환의원(공화)과 나란히 앉아 다른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는등 활발한 모습.
○이한동 의원 눈감기도
수임위원중 불참자는 민정당의 오유방ㆍ정순덕의원과 민주당의 최형우ㆍ문준식의원 반형식 전의원 등으로 오의원은 건강상 이유로,정의원과 문의원은 외유중인 관계로,최의원과 반 전의원은 지방체류 때문에 각각 불참했다는 후문.
이날 민정당의 중간보스격인 이종찬 이춘구 전총장,김윤환ㆍ이한동 전총무 등은 시종 어두운 안색이었는데 이춘구 전총장은 거의 박수를 치지 않았고 특히 정동성총무가 대국민메시지를 낭독할 때 이 전총무는 눈을 지그시 감고 의자손잡이를 꼭 잡은 채 상념에 잠기는 모습.
▷합당자축연◁
○…이날 하오 6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 합당축하연은 노대통령과 2김최고위원,3부요인,당원,주한외교사절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1시간20여분 동안 진행.
이날 행사장에는 「노태우와 함께 김영삼과 함께 김종필과 함께」 등의 표어판이 걸려 3당이 모여 만든 신당의 성격을 부각시켰고 3당 소속의원 대부분이 참석해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등 우호적 분위기가 가득.
하오 6시부터 30여분 동안 본행사에 앞서 가진 여흥시간에는 인기MC인 황인용씨의 사회로 가수 김지애ㆍ유열ㆍ최진희씨 등이 출연,각자의 히트곡을 부른 뒤 마지막에는 「손에손잡고」를 합창.
헤드테이블에 도착한 3인 최고위원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윤치영,정일권,김정렬,노신영,신현확씨 등과 악수를 나누었고 곧 사회를 이어받은 장경우의원의 소개로 민정당 중랑갑위원장 이순재씨와 테너 박인수교수(서울대)가 연이어 등단해 각각 헌시를 낭독(김석야작)하고 축가 「뱃노래」를 열창.
이어진 3인 최고위원 인삿말에서 김영삼최고위원은 『오늘의 출발은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통합을 통한 하나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역설. 김종필최고위원은 『외유내강한 성격을 지닌 노대통령이 90년대의 초석을 놓을 수 있도록 성실히 보좌할 것”이라고 강조.
이어 마지막으로 등단한 노대통령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민자당은 안정을 위해 부단히 개혁하는 정책정당이 되고 통일을 완수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다짐.
○처음으로 동지 표현
노대통령은 이어 두 김최고위원을 처음으로 「동지」라고 표현한 후 연단으로 올라오도록 요청,나란히 서서 두손을 함께 들어 참석자들의 환호에 답례.
◎민자당 창당 선언문<전문>전문>
우리는 오늘,민주ㆍ번영ㆍ통일의 새로운 민족사를 위한 중추적 일꾼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민족 민주세력을 총결집하여 「민주자유당」의 깃발을 올린다.
2000년대의 여명 앞에 한민족이 새 세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새로운 태세가 필요하다는 자각 아래 이제 우리는 신념에 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 정치사를 얼룩지게 했던 갈등과 반목의 기억을 역사의 대하 속에 흘려보내고 민주발전과 국민화합,국리민복과 민족통일의 과업을 실현시키는 것이 우리의 시급한 책무임을 확인한다.
세계질서가 재편성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자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정치가 창조적인 개혁으로 새로워질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청신한 국민정당의 등장이야말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길임을 굳게 믿는다.
이러한 확신에서 우리는 나라와 겨레의 부름에 기꺼이 순응하여 온 나라의 민주세력을 하나로 결속시킨 「민주자유당」을 창당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위대한 새 출발을 하는 우리 당원들은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주며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포부에 온 가슴이 벅차옴을 금할 수 없다.
우리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나라의 기틀로 삼고,조국의 민주적 통일을 주도하여 자주ㆍ자존의 바탕 위에서 세계 속에 우뚝 설 선진복지국가를 이룩하려 한다.
우리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참다운 민주발전을 이룩하는 정치,지속적인 성장으로 국민복지를 뒷받침하는 경제,법과 질서가 존중되고 정의와 양심이 살아숨쉬는 사회,그리고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민족문화,이 모든 것을 구현하는 데 온갖 힘과 정열을 다 쏟고자 한다.
우리는 지역간ㆍ계층간ㆍ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대화합을 실현하여 모든 국민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더 넓은 세계로,더 밝은 미래로」 출발하는 선상에 스스로 서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국민적 역량을 한데 모으고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조국의 정치사에 신기원을 여는 오늘,우리의 눈은 빛나고 발길은 당당하다.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 우리와 함께 하고,국민의 우렁찬 박수가 우리를 성원해주고 있다.
90년대의 서장을 열면서 영구히 민족과 함께 할 믿음직한 국민정당을 우리 손으로 출범시키게 된 것을 다시없는 영광으로 가슴에 새긴다.
우리의 이러한 보람이 곧 나라의 영광,겨레의 영광이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우리를 위해 새 시대의 주역이라는 자긍심으로 국민의 봉사자로서 정성을 기울일 것을 역사 앞에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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