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및 공공도서관 업무의 문화부이관을 앞두고 계속 논란이 일고 있다. 도서관업무의 문화부이관은 작년12월 5개부처장관회의 결정을 거쳐 일단 마무리되었고,이번 임시국회에서 도서관법개정안이 통과될 전망인데,최근 공공도서관 관장들이 문교부가 관장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임으로써 다시 파문이 일고있다.공공도서관이 지금까지 일반국민으로부터 「공부방」 이상의 인식을 얻지 못했던 것은 빈약한 예산과 도서관정책의 부재 때문이었다. 89년 문교부예산 4조2천억원중 공공도서관부문의 예산은 0.13%인 55억원에 불과했고,소관부처가 문교부ㆍ내무부ㆍ문공부로 나뉘어 일관된 정책을 펴기힘든 상황이었다.
한국도서관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88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은 1백75개이고,공공도서관당 인구수와 인구당 장서수는 23만8천7백명/0.13권으로 미국의 2만6천9백명/1.93권,일본의 8만1천명/0.80권,프랑스의 5만2천2백명/0.94권과 비교할수 없을만큼 뒤떨어져 있다.
도서관정책을 획기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은 더 늦출수 없는 과제이고,그 업무를 어느 부서가 관장할 것이냐의 논란은 대체로 문화부관장쪽으로 기울어왔다. 한국도서관협회,전국도서관학과장협의회,대한출판문화협회 등 출판ㆍ도서관련 중요단체들이 문화부이관을 주장하는 건의서를 제출했고 공공도서관 사서들의 82%가 문화부이관에 찬성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관련자들의 절대다수가 도서관업무의 문화부이관을 주장하는 것은 공공도서관이 앞으로 지역문화센터 구실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구미의 도서관들을 돌아보면 지역문화센터로서의 폭넒은 역할을 부러워하지 않을수 없는데,좋은 도서관 하나를 가진 지역민들은 노력만하면 문화욕구를 얼마든지 충족시킬 수 있다.
책은 도서관 소장품의 한부분에 불과하고,음악ㆍ미술ㆍ영화ㆍ연극ㆍ취미와 부업 등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소장하여 대출뿐 아니라 문화마당의 구실을 하고있다. 그림에 관심있는 주부들은 액자에 들어있는 그림을 체계적으로 대출하여 계속 집안에 바꿔걸면서 온가족이 그림공부를 할수있고,레코드ㆍ필름ㆍ테이프 등을 빌려가는 일이 슈퍼마켓 드나드는 일처럼 생활화되고 있다.
도서관은 각급학교의 방학에 맞춰 연극공연ㆍ음악회 등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취업시즌에는 지역민을 위한 특강을 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도서관의 기능을 발전시켜 가려면 문화부이관이 좀더 적합하리라고 생각된다. 도서관 줄다리기는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누가 효율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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