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중반부터 일본이 여행자유화를 실시한 후 예의바르다는 일본인들이 해외여행도중 보인 추태에 대해서는 당시의 보도들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고성방가,아무데서나 방뇨,호텔등의 비품훼손 등으로 구미의 관광업계가 학질을 뗐다는 것이다. 이러자 일본정부는 국가적 체면과 이미지를 고려,출국전 갖가지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10년이 지나면서부터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시된 후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객도 엄청나게 늘었고 심심치않게 추태(?)도 연출하고 있다는 보도들이다. 우리라고 예외일 리는 만무하다. 다만 일본인들보다 단연 앞서는 것은 씀씀이다. 일본인들은 당시 당국이 정한 외화소지 한도를 지켰는데다 해외에서의 구두쇠자세는 정평이 났었는데 비해 우리 경우는 그게 아니다. 상당수가 빚을 져서라도 한도액을 넘는 수천에서 수만달러까지 들고 나가 런던이나 파리 등의 일류 고급양품점을 휩쓸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른들 뿐이랴. 지난 겨울방학중 서울에서 내노라하는 모사립명문 국민학교 학생 수십명이 교사를 인솔로 2주동안 유럽 각국을 견문여행했었다. 일반학생들은 꿈도 못꿀 일이다. 출발전 거액의 숙식ㆍ교통비를 미리 선납했기 때문에 학교측은 비상금조로 1백∼2백달러만 소지시킬 것을 누누이 당부했었다. 그러나 현지에서 교사들은 깜짝 놀랐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천달러씩 갖고와 부모가 적어준대로 고급양품들을 척척 쇼핑하지 않는가. 그 부모에 그 자녀들이라고나 할까. ◆작년 한해동안 해외나들이를 한 국민은 전해보다 67.3% 많은 1백21만3천1백12명이며 이들이 쓴 돈은 25억9천3백만달러. 1인당 평균 2천1백38달러씩 쓴 셈이다. 연간 무역흑자가 수십억달러라는 것도 옛이야기로 작년 하반기부터 적자로 떨어지고 있는데 씀씀이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나라경제가 병이 들건 말건 내돈을 내맘대로 쓴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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