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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이 끝난 남북 체육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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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이 끝난 남북 체육회담

입력
1990.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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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물결 저지」 북 속셈에 예상된 결렬/한때 10개항 합의… “혹시” 기대 끝내 저버려북경 아시안게임을 위한 남북단일팀 구성이 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9차 남북체육회담서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됐다.

단일팀 구성을 위한 준비일정상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공동위원회등 실무추진기구가 구성돼야 한다고 양측이 이미 합의한 바 있어 7일 본회담이 「마지막기회」임을 잘알고 있는 북측이 이날까지 ▲우선 단일팀 구성합의 내외 선포 ▲우리측이 제시한 합의사항 이행보장장치 철회 등을 주장하며 끝까지 강경태도로 일관해 회담에 뜻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이에대해 우리측도 79년 평양세계탁구대회와 84년 LA올림픽 당시 체육회담의 전례에 비추어 볼때 「단일팀구성이 불가능할 경우 개별팀을 보낼 수 있다」는 등의 합의사항 불이행시 조치문제가 마련되지 않으면 단일팀 실현이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어서 이견의 폭을 좁힐 수 없었다.

결국 북측의 「북경에 태극기의 물결을 막고 대한민국의 2위 입상을 저지해 보겠다」는 속셈과 우리측의 「북의 개방물꼬를 트겠다」는 의도가 맞부딪쳐 아무런 소득없이 끝나고 만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9차례의 본회담과 6차례의 실무접촉을 거쳐 지금까지의 수차례 체육회담때보다 많은 진전을 보였던 이번 회담은 특히 ▲선수단 호칭 ▲단기ㆍ단가 ▲선수선발원칙 등 그동안의 난점까지 합의해 한때 국민들의 기대는 물론,국제적으로 관심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개최국인 중국 신화사통신은 남북단일팀 성사여부를 올 스포츠 10대 관심사중 2번째 순위에 올려놓았을 정도.

북측은 지난해 12월22일 6차 본회담서 우리측이 제시한 기본원칙 10개항을 모두 수락,적십자회담ㆍ고위당국자 예비회담 등과는 달리 유연한 자세를 보여 이번 체육회담만은 꼭 성사시키려는 의지를 느끼게했다. 그러나 이날 북측 김형진단장은 선수단훈련ㆍ선수선발ㆍ선수단구성 등의 세부사항을 결정,추진하게될 공동위원회 구성방안을 우리측 장충식대표가 발표하자 이를 검토도 없이 『무조건 받아들이겠다』고 해 성실성을 의심케 했다.

결국 「스포츠를 통한 민족화합모색」이라는 대전제하에 시작됐던 이번 회담은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틀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드러내며 북측의 「속셈」과 우리측의 「불신」으로 성사되지 못한 셈이다.〈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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