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는 자녀들 문제로 속썩는 부모들이 많지만,부모의 문제로 고통받는 자녀들도 있다. 한30대의 주부가 사이비종교에 휩쓸린 어머니를 아타까워하는 편지를 보내주었는데,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머니가 어느날 1억원이 넘는 돈을 주변에서 빌려 집을 나가셨을때 우리는 도저히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계속 채권자들이 나타나면서 우리는 어머니가 얼마나 허황된 말로 자식들까지 팔며 돈을 빌렸는지를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때부터 전도관에 다녔는데,12년전쯤 교주가 성서에 대한 해석을 바꿔 예수를 사탄의 자식이라고 하자 여러신도들과 함께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후 신도들은 부천에 모여 예배를 보았으나 만족하지 못하고,다시 분파가 생겨 대전근처에 모여있는 듯 합니다. 그들은 말세가 왔다고 믿으며 각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끌어모은 돈으로 밀실에서 숨어 생활한다고 합니다.
신문에서나 볼수있던 일이 저의 어머니에게 일어나 제 친구들까지 피해를 입는 고통속에서 저는 사람이 한평생 자기자신의 정신을 온전하게 보전하며 살아간다는게 그렇게 힘든일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학을 나온 인텔리로서 자부심이 그토록 강하던 어머니가 허황된 말세론에 사로잡혀 남에게 사기를 칠만큼 타락할수 있다니 기가 막힙니다.
어머니의 친구분은 『너의 엄마가 이렇게 된것은 여학교때부터 최고가 되고 싶다는 긍지에서 비롯된 악덕,가족의 불화합,오늘의 사회환경이 합쳐진 결과』라고 한탄하셨습니다.
제가 아는 어머니는 어렸을때 빈곤을 무척 부끄러워했고,결혼후에는현실을 기피하고 증오했으며,언제나 보다 나은 이상만을 갈구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환경이 나쁘고 불운했다할지라도 스스로 올바르고자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런 비참한 말로는 없었을 것입니다. 전에 어디선가 읽은 얘기가 생각납니다. 하느님께서 천사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를 가지고 오라고 하셨더니 장미,어머니의 사랑,아기의 미소를 가지고 갔는데 가는동안 장미는 시들고,아기의 미소는 늙어버렸으나 어머니의 사랑만은 영원하였다지요. 저는 이세상에서 가장 귀한 어머니의 사랑을 사이비종교에 뺏겨 이렇게 공허한가 봅니다… >
한평생 자기 정신을 온전하게 보전하며 살아간다는게 그렇게 힘든일인가 라는 그의 한탄은 우리자신,우리주변을 뒤돌아 보게 한다. 언제나 신문은 「흔들리는 정신들」로 떠들썩하다.
「중고생 62%가 자살충동」,「재벌2세와 연예인들의 마약파티」,그리고 과소비ㆍ강도ㆍ폭행ㆍ투기ㆍ환락….
이 편지의 주인공인 어머니는 여학교시절 「최고」가 되고싶다는 긍지가 악덕으로 굳어지고,가족의 부조화가 합쳐져 정신이 흔들렸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사람의 정신이 흔들렸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사람의 정신은 무엇으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하는가. 우리의 생에서 매일만나는 어려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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