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정당이 합당하여 만드는 거대 신여당에는 들어갈수 없고 그렇다고 유일 야당으로 남게 되었다는 평민당에도 갈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야당을 만들고 있다.사실 일반 국민들중에는 이번 정계개편을 두고 정치를 제대로 끌고가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아니라 하더라도 차선이나 차차선의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수긍하는 사람이 많은것도 사실이지만 불만인 사람도 적지 않은것 같다.
정계개편에 불만인 사람들은 곧 신여당을 지지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야당인 평민당에 마음을 주기도 싫은 사람들이다.
다시 말하자면 신여당도 아니고 평민당도 아닌 제3의 정당의 출현을 바라는 부류의 국민들이라는 것이다.
새야당이 바로 이들 제3세력을 겨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 새 야당이 어느정도까지 성장할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과 더불어 새야당의 주역인 이기택 의원이 던진 주사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가에서 차세대 지도자의 유력한 대안의 하나로 손꼽혀온 이씨의 도전은 하루아침에 여당으로 변신한 김영삼씨의 큰 도박에 이은 또하나의 작은 도박이기 때문이다.
그는 출신지가 김씨와 같은 부산이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효과적으로 김씨의 대를 잇는 후계지도자가 될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했다.
언제까지나 김씨의 그늘아래 얌전히 있다가 순순히 배턴을 받는것이 좋을것인가. 아니면 과감히 김씨 곁을 떠나 독자노선을 걷는것이 나을 것인지 두갈래 기로에서 망설인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구 신민당 시절에는 줄곧 김씨와 계보를 달리했고 87년 민주ㆍ평민 분당시에는 혼자 남아 상당기간 표류하다가 대통령 선거전을 앞두고 결국 김씨의 품안으로 들어갔었다.
그후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요직을 고루 맡으며 밀월관계를 유지해 오다 이번에 김씨로 부터 완전 독립을 선언,독자적 정당결성에까지 나선것이다. 이번에도 머뭇거리기는 마찬가지였으나 결국엔 김씨의 그늘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 것이 그로서는 하나의 결단이요,도박임에 틀림없다.
여당을 택한 김씨의 도박이 비상한 관심을 끄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독자노선을 택한 이씨의 도박에 호기심 이상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같은 그의 정치역정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초기단계여서인지 현시점에서는 그 도박이 제대로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전직 의원들이 수십명 모였다고는 하나 현역의원은 아직 10명이 채 안된다. 적어도 20명은 넘겨 원내교섭단체는 구성해야 발판을 마련하는 셈인데 무려 2백20석에 가까운 신여당과 70여석의 평민당에 비하면 적어도 13대 국회에서는 군소정당의 처지를 면할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속단은 금물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그만큼 앞으로 변수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변수중의 하나는 거대 신여당의 비만증이다. 통합으로 엄청나게 불어난 인력을 자체 소화하지 못할 경우 상당수가 신야당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평민당으로도 가겠지만 평민당이 지역성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많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평민당과의 제휴나 합당 가능성이다. 이것 역시 평민당의 지역성과 관련을 갖지만 반드시 그런것만은 아니다. 이것이 성사될 경우 대여당에 맞서는 대야당의 꿈을 이루게 될것이며 이씨의 도박은 기적을 낳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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