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예정 종료시간 훨씬 넘기며 격론 계속/일지 “당명은 물론 국호도 바꿀 가능성”○…거듭 태어나기 위한 진통으로 하루 연기된채 7일 속개된 소련 공산당중앙위 총회는 회의 마지막날 역시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설정한 종료시간인 하오 2시(현지시간)를 훨씬 넘기며 새 당강령 개정안 채택과 개혁정책 전반에 걸친 토론이 계속 진행됐다.
그러나 토론이 가열될수록 분위기는 개혁파쪽으로 기울어 대통령제 신설에 대해 완강한 반대의사를 표시하던 보수파 중앙위원 비탈리ㆍ보로트니코프는 연설에서 『처음엔 반대였지만 이젠 대통령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자아비판.
○…이날 회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개혁안을 수용,만장일치와 같은 결과인 1표의 반대표만 나왔다.
회의는 투표후에도 계속돼 리투아니아 등 일부 공화국의 문제를 놓고 토의를 계속 벌여 역시 민족문제가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을 입증했다.
○총회 진행에 관심 집중
○…모스크바 시민들은 중앙위 총회의 진행경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는 있으나 정치개혁이 실질적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들.
6일 모스크바 시내 신문벽보판에는 고르바초프 및 다른 참석자들의 총회발언 내용을 상세히 실은 프라우다지를 정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코트조프스키 대로에서 만난 스베틀라나씨(40ㆍ여)는 『리가초프가 없어진다고 해서 나아질 것은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으며,택시 운전사들도 대개 시큰둥한 표정들.
아가뇨크지의 구신 부국장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출범이후 어떤 공산당 회의에서도 생활문제가 해결된 적이 없다』면서 『문제는 뒤늦은 정치개혁 보다 부패에 물든 경직된 체제를 근본 개편,인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강조.
○논의사항 심각성 때문
○…이번 총회는 논의사항의 심각성 때문인듯 글라스노스트(개방)원칙과는 달리 비공개로 진행돼 서방언론의 현지 특파원들은 회의 내용을 5∼6시간 마다 한차례씩 간단히 전해주는 관영 타스통신에 의존,거의 만 하루의 간격으로 보도가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리가초프 사표제출」 등 다분히 「희망적 추측성」 보도가 거듭 되기도 했다.
○권력독점 폐기 영향
○…소련은 장차 「공산당」이란 당명은 물론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라는 국명까지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의 산케이(산경)신문이 소련 공산당 중앙위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보도.
소식통은 헌법의 공산당 지배규정이 바뀌면 현재의 국명도 이론적 근거가 없어진다고 지적하고 『국명 변경은 인민대표회의와 최고회의의 심의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공산당의 지도적 역할 규정이 삭제되는 이상 「소비에트」나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이제 의미가 없게 됐다』고 주장.
○…관영 타스통신에 35년간 재직해온 한 원로 소련언론인은 이날 압도적 지지로 채택된 당강령안에 대해 『고르바초프 개혁추진정책의 빛나는 승리』라고 평가.
○리가초프, 실정비난
○…보수파의 총수 예고르ㆍ리가초프는 이날 또한차례의 연설에서 고르바초프 집권 5년간의 개혁정책중 잘못된 점을 신랄히 비난했으나 새로운 당강령 개정안에 대한 비판은 일체 회피.
○…중앙위원이며 인민대표회의 대의원인 예프게니ㆍ벨리호프는 이날 회의에서 비공산정당의 창당을 허용하느니 당을 둘로 쪼개라』고 제안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
○…중앙위 소식통들은 이틀간 회의에서 51명이 토론에 나섰고 이들중 대부분이 고르바초프의 제안에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위원인 블라디미르ㆍ아니시체프는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모두가 이것(헌법6조)이 쓸모없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
○정치적 이용 대미 경고
○…소련정부 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지는 7일 미국이 소련의 국내문제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
이 신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은 소련이 국내문제와 대동구권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오는 6월의 미소정상회담에서 이를 비장의 카드로 사용해서는 안될것』이라고 강조.
○…이번 총회의 결과는 당 국제분과위원장인 알렉산데르ㆍ야코블레프가 발표.
야코블레프는 총회장 밖에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에게 『중앙위 총회가 소련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길일을 해냈다』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은 이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모스크바〓강병태특파원>모스크바〓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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