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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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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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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교육현실을 미국대통령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들의 「넘버 원」 신화는 학생들의 학력에서도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번 연두교서에서 불과 10년 앞인 2천년까지,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미국 학생들을 세계 1위로 끌어 올리겠다는 비장한 계획을 내놓은 것은 두고 두고 새겨볼 만하다. ◆이렇게까지 서두르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최근 세계각국의 10살짜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시험을 치러본 결과 미국은 겨우 8위에 올랐다. 과학기술에 관한 한 아직은 첨단의 첨단을 달리는 미국으로선 몹시 창피한 노릇이 아니었겠는가. 과학의 세계에선 첨단을 달리면서 두뇌는 거꾸로 후퇴한 꼴이다. 문제를 안삼을 수 없는 일이다. 이 과학시험에서 우리나라와 일본학생들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우리에겐 역으로 바로 이 1위 자리가 문제다. 잘했다고 박수를 치며 어깨를 으쓱거릴 형편이 못된다. 1등은 1등이나 병든 1위다. 뛰어난 성적은 머리좋고 교육을 잘 시켜 얻은 결과라고 감히 장담을 못한다. 입시준비로 아이들을 달달 들볶아서 만들어낸 허상이 아니었을까. 무작정 1등만 하라고 몰아대니 1등을 못하면 이상하고 1등을 안하고 배겨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온전하다면 그것 또한 신기한 노릇이라 하겠다.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는 놀랍고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조사대상 청소년 가운데 91%가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62%는 자살 충동을 경험하였다는 것이다. 세계 1위의 실상이 바로 이것임을 알고나면 무슨 할말이 있으랴. ◆청소년문제는 날로 심각성을 높여간다. 한숨과 탄식으로 세월만 허송하기엔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은 절규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생명의 의미,행복과 진실을 어떻게 가르치고 전해주어야 할까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순간에도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이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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