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야당 가능할까… 움직임 활발/1일 1건식 「회견홍보」… 붐 조성/내부 이질성ㆍ평민관계가 난점/진보정당측도 이부영씨 석방계기 창당 서둘러○…거대여당 출현을 초래한 정계지각변동에 따라 「신야당추진모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이기택 부총재가 통합신당 참여를 거부한 기자회견을 계기로 민주당 잔류파들을 중심으로 한 세규합이 활기를 띠는 양상이다.
민정ㆍ민주ㆍ공화의 3당합당 충격파에 어리벙벙하던 반대세력들이 반대운동의 구심체 형성을 통한 자구의 입지모색을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신야운동에 가담하고 있는 인사들은 민주당의 민자당 참여반대 원내ㆍ외세력과 무소속의 전ㆍ현의원들. 우선 민주당에서 이부총재를 비롯,김현규 김상현부총재와 김정길 노무현 장석화 김광일의원 외에,무소속의 이철 박찬종의원을 포함,홍사덕 장기욱 조순형 전의원 등 지난 87년 대통령후보단일화를 외쳤던 소위 「서명파 6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 김재천 전부대변인 이신범 전북방특위간사 김영백 당보 부주간 김정강씨와 김종배 정무위원도 실무작업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여의도 대산빌딩에 사무실을 마련,신야운동확산과 통합신당 반대세력 규합을 위해 나름대로 「1일 1건」씩의 프로그램을 진행중.
6일에는 12대 의원을 지낸 민주당의 원외위원장 8명이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신야모임에 가담할 뜻을 밝혔다. 이날 회견을 가진 전의원들은 박왕식 이상민 김형광 김성식 명화섭 목요상 송천영 김형래씨 등이며 민주당의 노경규상임정책위원도 가세.
신야그룹측이 이같이 기자회견 형식을 즐겨 갖는 것은 회견때마다 발표되는 성명서 등을 통해 보수통합의 비판여론을 지속적으로 일으켜가는 한편 이와 아울러 신야당 창당으로 연결될 신야운동의 붐조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야모임측은 이에이어 전의원들 그룹,비정치권의 사회 각부문인사,학계지식인 그룹 등의 동참표명을 유도할 「기자회견시리즈」를 금주중 계속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에는 여성백인회관에서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
○…신야모임측은 그동안 홍사덕씨를 단장으로 한 기획단 중심의 활동을 해 왔는데 이날 임시집행위원 10명을 구성,의결기구로 뒷받침하고 집행위회의를 일일정례화 했다.
이철 임시대변인은 이날 『이로써 합의체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앞으로 집행위원들간의 업무분담을 포함 경비,업무일정,범야통합문제 등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고.
이임시대변인은 『지금 전국각지에서 일고있는 보수통합 반대여론이 상호 조직적으로 엮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곳곳에서 제각각 비판입장을 밝히고 있는 추세가 신야모임을 중심으로 체계를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
○…그러나 「신야당추진모임」이 가까운 시일안에 정당으로 모습을 나타낼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 모임 내부에서 조차 선뜻 전망이 나오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불투명성은 우선 민주당의 이탈움직임이 예상외로 조기진화됨에 따라 원내의 세형성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보다는 신야모임의 구성원간 이질성이 단번에 단일 목소리로 나올 수 없는 한계로 봐야 할 것이다. 현재 신야모임 내부에서는 정당창당을 서둘러 지자제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과,우선은 범민주세력의 규합에 주력,체중을 불리는 일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
당초 이들 모임이 「신야당추진모임」으로 명명돼 발진했으나 후에 「민주세력 통합을 위한 신야당추진모임」이라고 활동의 범주를 확대시킨 명칭으로 개칭된 것도 이같은 내부의견의 혼재상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조기창당추진론자들은 『어차피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 해도,정당창당을 전제로 한 모임이라면 예정된 지자제선거를 외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
반면 신중론자들은 『거대여당에 대응할 야권의 효율적 전선형성이 미흡한채로 선거에 섣불리 나섰다가는 야권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며 범야연대구축작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이같은 이견들이 아직 크게 돌출해 대립할 만큼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 신야모임 멤버들 사이에는 반보수연합이라는 공동입장으로 형성된 연대감이 주조의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또 신야모임의 주축세력들도 궁극적으로 범야권 통합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속보보다는 완보의 자세가 바람직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범야통합의 문제는 당장 신야모임측과 평민당과의 관계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측 사이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기택 부총재가 이미 『김대중 총재가 물러나지 않는 한 평민당과의 통합은 고려할 수 없다』고 밝혔듯이 이들이 추구하는 범야결집은 김 평민총재의 퇴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들 그룹에 무소속 서명파가 동참한 것도 평민당을 향한 외압의 가중이 계속될 것을 충분히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민주당 잔류파 중심으로 추진되는 신야당모임의 활동은 평민과의 신야권통합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민주세력 결집」이라는 명분으로 세확장을 해가는 모양이 될 것 같다.
신야모임의 대평민관계 정립문제는 보수여당에 대응할 노선과,신야당이 기존야당과 달리 설정해야 할 대여입지의 문제와도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중요한 당면과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진보정당준비모임ㆍ전민련을 비롯한 재야운동권단체들은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합당으로 야기된 「보수대연합」 정국구도에 대해 「반민주자유당 연합전선」의 구축을 선언하는 등 3당통합 발표 이후 신속한 대응태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야운동권은 현장에 있는 민족민주운동의 영향력이 미흡한 현실을 감안,제도권내 정당차원의 민주대연합 실현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평민당ㆍ신야당추진모임ㆍ무소속 서명파 등 3당통합에 반대하는 모든 민주세력이 일단 단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재야운동권과 평민당ㆍ신야당추진모임ㆍ무소속 서명파들 사이의 조직적 통합은 단기간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지않고 있으며 비현실적 조직통합 대신 국가보안법 개폐문제 등 사안별로 적극 연대해나갈 「공동연대 틀」을 모색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보수대연합에 대응하기 위한 범민주세력의 결집움직임과 함께 운동권 역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문제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부영 전민련 상임의장은 지난 5일 석방 직후 『운동권의 정치세력화는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백기완씨 등 전민련 공동고문 5인도 6일 자주적 민족민주정당의 설립 필요성을 강조해 진보정당 창당작업이 본격화될 모습이다.
특히 진보정당 창당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진보정당준비모임은 진보적 원내인사들이 보다 진보적 입장에 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조재용ㆍ장현규기자>조재용ㆍ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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