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지배 종식,「민주적 절차」 시대로동유럽 각국을 차례로 휩쓸어온 체제개혁의 「강풍」이 지금 모스크바에서 마지막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 이름으로 군림해온 곤상당 1당독재를 포기하고,다당제에 입각한 의회민주주의와 경제에 있어서의 경쟁체제 도입이 소련에서 공식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동유럽의 개혁바람은 이로써 일단락된 것으로 짐작된다.
고르바초프의 마지막 결단으로 평가되는 소련의 정치구조개혁안의 윤곽은 이틀동안 열린 소련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밝혀진 것이다. 타스통신과 그밖의 보도기관에 의해 전해진 내용은 먼저 앞으로 소련의 이상을 「인간적인 민주적 사회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적」이라는 새로운 이념에 걸맞는 구조적 개혁을 한다는 것이 이번 중앙위 전체회의의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포기하고,「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산당의 지도적 지위확보로 법체제를 바꾼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이와함께 최고권력기구인 당정치국을 없애고,중앙위도 줄이는 한편 서기장 대신 당의장제도의 신설을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보수적인 당관료의 힘을 꺾고,고르바초프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이밖에 경제운영에 사적 소유의 인정을 포함하는 경쟁체제 도입,민족문제를 염두에 둔 정치집행위원회의 신설 등이 포함되고 있다.
크게 말해서 이번 소련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는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마지막으로 루마니아에 이르기까지 소련 울타리 밖의 동유럽 각국에서 실현된 개혁바람의 마지막 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소련을 포함한 동유럽권 전체가 일관된 「개혁체제」를 실현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따져 본다면 이중에서도 고르바초프는 개혁을 상당히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복수정당제를 부인하지 않지만,복수정당을 만능약으로 다루지는 않는다』거나,소수민족의 연방이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등의 보수적인 표현이 주목된다.
동유럽을 휩쓴 체제개혁의 혁명적인 열풍이 이제 마지막으로 모스크바에 당도했다는 것도 고르바초프의 신중한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말하자면 체제개혁의 감이 익을 때를 기다린 결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동유럽은 1917년 러시아혁명으로 치자면 73년,2차대전 후로 치자면 45년만에 사실상 「공산당시대의 종말」을 공식화 한 것이다. 그들 자신은 그것이 사회주의 발전을 위한 「제2의 혁명」이라고 합리화하고 있지만,개혁체제가 지향하고 있는 소위 「민주적 사회주의」와 정치적 다원주의야말로 서방사회의 체제요 이상의 일부이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체질개혁이 실질적인 열매를 맺자면 갈길은 아직도 멀다.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우리는 한고비를 결산하는 모스크바의 장래를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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