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대대적으로 「새위상 확립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은 세상이 확실하게 달라졌으며,결코 과거로 되돌아갈수는 없으리라는 것을 실감케한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종구 육국참모총장이 새해를 맞아 대대장급이상 지휘관과 참모들에게 보낸 「90육군총장지휘서신」을 보면 「군ㆍ민관계」에서 「민ㆍ군관계」로 되돌아 오려는 군의 깊은 자각을 읽을수 있다.5ㆍ16이후 30여년동안 군은 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영향력이 큰 집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 힘을 키웠던 군이 그 막강한 힘으로 국민을 위압하는 불행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많은 사회의식조사에서 「앞으로의 정치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되는 집단은?」이란 질문에는 으레 군과 학생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곤 했는데,군밑에 동그라미를 그릴때의 으스스한 느낌을 아직 잊지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5ㆍ16이후 우리는 세사람의 육사출신 대통령을 맞이했고,「군ㆍ민」이란 말이 지난 30여년의 공용어가 될만큼 군우위의 문화가 이 나라를 지배해왔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힘든 교육열과 극심한 입시경쟁속에 키워낸 이 나라의 인재들은 군출신 집권자들의 참모였을 뿐 문민정치ㆍ문민문화를 발전시키지 못했다.
30여년의 「군ㆍ민관계」가 어떤것 이었는지를 이시점에서 굳이 국민이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 평가는 육군참모총장의 「지휘서신」과 군교육을 위해서 만든 책자에 잘드러나 있다. 육군이 스스로 다짐하는 것은 『각고의 자기혁신 노력으로 환골탈태의 새면모를 갖춰 국민의 신뢰와 애정을 회복하자』는 것이며 그 일차적과제는 『군의 기본임무에 전념하는 군본연의 자세를 확립하는 것』으로 잡고있다. 군은 또 『과거 국가의 내부적 위기상황에서 군이 일선에서 활약함으므로써 친여세력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켰다』고 자성하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군의 자기혁신 노력을 환영하면서 군의 보수성과 애국심이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속에서 균형과 양식으로 연마되기를 촉구하고 싶다.
군은 그 특성상 보수성과 애국심이 확고해야 하는 집단이지만,보수성과 애국심은 많은 국민이 동의할수 있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군이 배타적 극우로 흐르거나 일부에서 반대로 시류에 편승하려 한다면 다같이 국민을 불안하게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민주화에 발맞춰 자기자신을 민주화하고 개혁하려는 군의 자세는 우리를 든든하게 한다. 무엇보다 반가운것은 군의 새운동이 군에 대해 남아있던 국민의 마지막 의혹과 불신을 씻어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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