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전노련ㆍ군인동맹 주축/리가초프 사임ㆍ파시즘 종식 요구/오늘 당중앙위 총회 앞두고 긴박감【모스크바=강병태특파원】 소련 보수파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단행될 것 같다.
공산당독재 포기및 다당제 채택 등의 공산당강령 개정안의 심의를 다룰 5∼6일의 당중앙위 총회를 앞두고 4일 모스크바시민 20여만명이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지지하고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반대해온 정치국원 리가초프등 보수파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보수파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0여만명의 모스크바시민들은 이날 크렘린 인근의 마네즈광장에서 고르바초프의 개혁추진을 지지하고 보다많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혁명이래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공식집회로는 사상최대규모인 이날 시위에서 시민들은 헌법제6조의 폐지를 요구하는 플래카드와 「고르바초프에 자유를」등의 깃발을 들고 고리키공원에서 마네즈광장까지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권력장악을 노리는 보수파 거두인 이고르ㆍ리가초프의 사임과 소련내 파시즘의 종식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모스크바시내에는 경찰이 시민들의 운집을 막기 위해 시내로 통하는 주요도로와 지하철을 봉쇄했으나 경찰의 적극적인 시위저지는 없었다.
모스크바 전기노동자연맹과 모스크바인민전선 군인동맹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날 시위에는 보리스ㆍ옐친 등을 포함한 다수의 개혁파 최고회의 대의원들이 참석,개혁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
소련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지도 이날 『현재 국내상황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을 놓고 첨예한 대립과 분열로 붕괴직전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하고 『인민과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미루거나 피할수 없는 국가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진정한 용기와 결단을 보여야 할 때』라고 밝혀 이번 중앙위 총회가 앞으로의 개혁추진에 있어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대한 전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절대 필요함을 재차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 『사실무근의 각종 루머를 퍼뜨림으로써 국제적인 긴장을 조장하고 있는 극단주의자들이 이러한 결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깨닫고 있으며 따라서 최근의 민족분규에 강경유혈진압을 주장함으로써 국내정치불안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극단주의자」들이 지난주 미 CNN TV가 보도했던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사임설을 퍼뜨린 「보수주의자」들이라고 분명히 지적,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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