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당 「민정계」에 파벌 조짐/실세 박 정무 전면 등장 노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당 「민정계」에 파벌 조짐/실세 박 정무 전면 등장 노려

입력
1990.02.05 00:00
0 0

◎비주류ㆍ원외 불만그룹 미동/뿌리없는 박 대표 「특유의 추진력」 주목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합당으로 거대한 신여권의 출범이 임박해지자 신여권에 동승한 3당의 자체내부 갈등및 진통과는 별도로 거대여권이 앞으로 어떻게 내부질서를 형성해 갈지가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이질적인 3개정당의 통합은 신여권내에서 계보정치를 예고하고 있다. 3당통합이 노태우대통령의 임기가 3년여 남아있는 시점에서 이뤄졌고 통합신당에 대한 노대통령의 영향력이 결코 퇴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신당이 출범한다고 해도 당장 파벌을 형성,활발한 계보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당이 3개정파로 구성된 「동거집단」인 만큼 종전의 집권당처럼 총재중심의 일사불란한 권위주의체제 운영이 불가능해진데다 이질적 요소가 곳곳에 잠복돼 있어 대외적으로는 인맥중심의 파벌양성화를 자제하겠지만 수면아래선 활발한 세의 이합집산이 예상되고 있다. 물론 신여권내 세변화의 양상은 가변적요소가 많은데다 앞으로 지자제선거,14대총선,권력구조변화여부 등 세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정치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다양한 변천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신여권에서 최대인맥을 갖게 되는 민정계의 내부지도는 신여권 전체가 앞으로 그려갈 계보정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잣대라 할 수 있다.

○…현단계에서 민정당 내세의 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주요척도는 통합신당 창당주도세력과 소외불만그룹ㆍ관망파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박철언정무1장관을 정점으로 한 「거대여당」의 신주류그룹.

이에 대해 신당추진에 소외된 이종찬 전사무총장등 민정당창당세력,이춘구 전총장ㆍ이한동 전총무 등 5공청산팀,정동성총무ㆍ심명보ㆍ정석모 전총장 등 6공전반기의 소외그룹과 정호용 전의원 서명파등 이른바 TK비주류 인사등이 신당주도세력들의 발빠른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견제세력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박정무장관과 사안에 따라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박준규 전대표ㆍ김윤환 전총무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계개편의 바람막이 역을 해온 만큼 신여권에서 어떤 행동양태를 보일 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다 민정당내에는 김영삼ㆍ김종필총재에 대적할 만한 대표주자가 없는 형편이어서 여권핵심부는 박태준대표를 신여권내 민정계를 관장토록 하고 그 안에서 여러 세력이 합종과 연형을 거듭토록 하는 계보조직관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세의 양상은 정계개편의 추진축인 박정무장관이 어떻게 세를 형성해 나가느냐 하는 대목이다.

그는 그동안의 막후실세를 떨치고 전면실세로 등장할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고 민정당의 반대세력군들은 「민정계」에서 그의 독주를 막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세변화의 흐름은 간단치 만은 않을 것 같다.

○…민정당이 민주ㆍ공화당과 합당을 추진함으로써 여권내에서 중간보스로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인사는 박정무장관임에 틀림없다.

그는 3당합당의 한축인데다 6공의 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북방외교ㆍ5공청산 등이 모두 그의 구상대로 이루어진 상황인 만큼 그의 상승세는 상당기간 견지될 것으로 보인다.

박장관은 그동안 당내외의 부정적인 시각과 만만찮은 견제세력을 의식,지금까지는 가급적 「막후」로 자족했지만 정계변혁이 이루어진 마당에 전면등장의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장관이 15인 통합추진위의 핵심인 6인 간사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나 실무대책반 등 신당추진에 그의 세력이 대거 들어가 있는 것도 그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민정당내에는 강재섭ㆍ나창주ㆍ이긍규ㆍ이재황ㆍ박승재ㆍ김정길ㆍ이상회ㆍ김길홍ㆍ이덕호ㆍ김인영ㆍ조영장ㆍ김진영ㆍ안영기ㆍ신영순ㆍ권달수의원 등 20여명이 갖가지 인연으로 박장관과 직간접적인 친소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과는 다른 정치적 계산 아래 오래전부터 은밀히 박장관과 선을 대고 있던 중진인사들도 상당수있지만 체통상 표면화시키지 않고 있을 뿐 「때」가 되면 「박철언기치」를 내걸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박태준대표와 박준병총장은 신당정국을 헤쳐나갈 민정계의 대외적 창구.

박대표는 신여권내에서 민정계를 관리하게 되겠지만 지금까지 당내활동을 하지 않아 그의 계보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추진력과 왕성한 의욕 등을 감안할 때 「생각만 있다면」 대단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정계개편을 앞두고 민정당대표위원에 임명되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그의 입지와 관련되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박대표는 대외적인 당내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포철회장으로 직간접으로 도와준 인사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나 최근 노대통령이 민정당 중진들에게 박대표를 「분신」으로 지칭하며 박대표를 중심으로한 결속을 당부한 것은 신여권내 그의 위치가 어떻게 구축될 것인가를 예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신당창당 주도세력으로 급부상한 박준병총장은 박대표와는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고 어느 세력이나 그를 「활용」할 수 있는 특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의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3당합당으로 민정당에서 가장 입지가 어려운 인사는 이종찬 전총장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참여속의 개혁」을 표방하고 있고 이제까지의 대중적인 이미지와 민정당 창당이래 보여준 정치력을 바탕으로 「관망단계」에서 공격과 방어를 조화한 「명분전술」과 전방위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즉 이전총장은 최근 박정무장관ㆍ김윤환ㆍ이한동 전총무 등 그동안의 호ㆍ불호그룹과 잇단 접촉을 시도하고 있고 당내외 수많은 인사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어 그의 행동반경도 종전의 「축소지향」에서 「확산전략」으로 운신의 보폭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전총장과는 달리 이춘구ㆍ이한동ㆍ정동성ㆍ심명보의원 등 신여권 비주류세력들은 상당기간 관망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TK신주류로 분류되는 박준규 전대표와 김윤환 전총무는 이종찬전총장과는 정치성향이나 지연ㆍ학연이 다른만큼 세부심에 따라 갈등조정역이나 지분확대에 일조를 할 세력이다. 특히 박전대표는 그의 희망대로 신여권내에서 유리한 「정치환경」을 조성한 형편. 따라서 그는 자신의 정치적 실리가 확보되면 큰 인맥을 이룰 박철언계에 대세의 흐름을 도와주는 막후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환 전총무는 박정무장관에 비해 신여권에서 세는 다소 떨어지지만 정호용 전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한 만큼 최소한 TK세력내에서 중간보스역을 맡기 위해 세규합에 서서히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그는 정전의원 서명파들로부터 지지를 못받고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주목된다.

○…민정당 원외그룹의 「대부」로 통하는 권익현 전대표는 3당통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나 일단 신당추이를 지켜본 뒤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씨는 이와관련,『민정당이란 버스를 견인차로 끌고가니 끌려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정계개편대세를 수용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버스가 종착역에 도착하면 여러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을 비롯한 원외인사들이 14대총선전에 신여권내에서든,또다른 방향에서든 정치재기를 시도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3당합당으로 전직의원 친목단체인 민우회그룹도 대부분 권씨와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이 조직책 선정에 있어 원내우선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여 6공출범이래 냉대를 받아온 이들이 앞으로 어떤 집단행동,특히 권씨를 대표격으로 하여 가능한 방법을 동원할 경우 만만치 않은 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조명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