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당이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지 2주일이 지났다. 국민들을 놀라게 했던 중대발표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충격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오히려 신당 창당작업에 대한 궁금증만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계개편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신당은 장차 어떤 모습으로 선보일 것이며 우리 정국안정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등은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이다. 하지만 신당의 참모습이나 개혁방안등은 아직은 오리무중인 것 같다. 이점 책임있는 신당추진자들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물론 정당을 창당하는 것과 이를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짐작 못하는 바가 아니다. 더구나 이번처럼 여야당이 뭉쳐 새시대를 주도할 맘모스형 국민정당을 창설한다는 것은 엄청난 정치공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5공청산문제가 매듭되자마자 서둘러 3당합당을 폭탄선언식으로 발표한다음에는 국민의 의구심을 풀기 위해서도 잇달아 당의 성격과 국정개혁방향등 새정치의 청사진을 준비,제시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막상 창당추진 15인위원회가 구성,가동된 후 그동안 보여준 창당작업의 모습은 국민에게 적지 않게 실망을 안겨주는 부분이 있음은 사실이다. 혹시나 했던 3당의 세력확보와 주도권 장악을 위한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노출된 것이다. 신당의 지도체제논쟁,당요직 배분,조직책문제에서 장차 개각때의 각료직 안배 등의 주장과 의견들은 국민들에겐 「정치적 이해관계에서가 아니라 구국적 차원에서 결행했다」는 신당의 모습으로는 비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는 아랑곳없이 개헌을 들먹이며 내각제와 이원집정제 그리고 양원제까지 거론하는 데는 당혹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각종문제법률및 제도의 개폐에 따른 민주화작업과 경제난국의 타개 문제이다. 이러한 양대과제는 하루도 소홀하게 늦춰서는 안될 매우 중대한 과제이다. 특히 경제의 경우 상품수출부진과 물가앙등 등으로 10년내의 최악의 상황이라고까지 지적되고 있는 형편이다. 신당추진자들은 한가하게 각기 정파이익에 맞추어 신당의 권력구조와 조직책 배분에만 정신을 쏟을 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3인 공동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구속자 석방의 폭을 넓히고 경기 활성화와 물가안정 등을 위한 당면대책을 강구키로 한 것은 하나의 진전으로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일련의 합의사항들을 과감하게 실천,국민이 결과를 실감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거대신당에 대한 충격과 의구심을 누그러 뜨려 줘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3당이 정치평화시국안정,경기회복경제발전,통일대비라는 거창한 명분과 목표를 설정하고 뭉쳐 신당 창당을 발표함에 따라 지지하건 반대하건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민들은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면서도 한편 국정전반에 대한 바람직한 대책을 제시해 줄 것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당과 신당추진위는 이런 불안한 국민의 심증을 헤아려 납득할 수 있는 신당의 진로와 모습,그리고 정책대안을 늦추지 말고 내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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