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등 「김영삼총재 입지」 배려/“3시간50분 이견 없었다” 화기애애 강조/박 대표,두김 예우신경… 30분 뒤에야 합석/합당후유증 줄이려 전당대회도 앞당겨○…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주ㆍ김종필 공화총재 등 통합신당 3인공동대표와 박태준 민정당대표위원등이 3일 청와대 회동에서 합의한 가칭 민자당창당 관련 「발표문」은 민자당의 성격과 색깔을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갑작스러운 3당통합으로 국민들에게 당혹과 충격을 주었음에도 신당이 이렇다 할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 놓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켜 놓았을 뿐만 아니라,3당사이에 지도체제 문제등을 둘러싼 갈등양상이 부각돼 오히려 신당의 이미지가 퇴색돼 가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해석되어 진다.
3인은 이날 회동에서 신당이 국민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에 걸맞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제반분야에서의 개혁을 추진하고 구속자 대폭 석방,불고지죄 혐의로 기소된 김대중 평민총재ㆍ김원기 평민 전원내총무에 대한 공소취소방침,국가보안법의 전향적 대폭개정 등 가시적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야당의 주장을 이같이 대폭 수용,개혁입법등을 전향적으로 개정키로 합의한 것은 김영삼 민주총재의 정치적 입지를 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신당일정을 당초의 「5월중순 전당대회」에서 4월초로 1개월반가량 대폭 앞당겼는데,이는 합당에 따른 후유증을 극소화하고 신여권 전체가 창당추진에 대한 이견과 장애물이 없다는 점을 내외에 천명키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3인이 밝힌 민자당의 「조직과 운영」의 4가지 기조는 민자당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이라 할수 있다. 당조직과 운영의 민주성확대는 과거와 같은 권위주의 방식의 일사불란함을 지양하겠다는 뜻이며,정책개발기능강화는 정책정당이라는 점을 선도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일 것이다.
3인은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6가지 당면대책을 제시했는데,이는 민자당이 당분간 수출과 경기활성화를 뒷받침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어진다. 3인이 직업공무원제 강화방안을 강구키로 합의한 것은 공직자 사회를 정치권의 영향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사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되어지는 대목이다.
○회동 스케치
○…1ㆍ22합당선언이후 세사람만으로는 처음 열린 3일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총재의 청와대 회담은 상오 10시30분부터 3시간50분동안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
이날 회담에서는 민주자유당(가칭)의 정책,조직과 운영,2월 임시국회,경제난국타개방안,구속자 석방 등 국민화합촉진방안 등 대부분 현안들이 다루어졌는데 회담내용을 발표한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세분 사이에 전체적으로 이견이 없었다』며 신당내부의 단합된 모습을 강조.
이 대변인은 그러나 『김영삼총재가 문익환목사 석방문제를 제기했으나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해 회담과정에 일정한 정도의 견해차가 있었음을 인정.
이와관련,기자들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삐그덕거린 경우는 없었는가』라고 묻자 이 대변인은 『정책결정에 있어서 정당내에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날의 1노2김회담이 한식구간의 의견조정이었음을 강조하는 듯한 눈치.
이 대변인은 또 민주당등 일부 의원들이 신당에서 빠져나가는 데 대한 논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누구든지 정당을 선택할 자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탈당인사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언.
한편 이날 회담에서 서승 이부영씨 등 구속자 석방과 평민당의 김대중총재 김원기 전원내총무 등 불고지죄로 기소된 인사들에 대한 공소취소문제는 김영삼총재가 제기하고 노대통령이 『긍정 검토하겠다』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의견이 조정됐다고 이 대변인이 설명.
○…이에앞서 회담시작 10분전인 상오 10시20분께 김영삼총재가 청와대에 먼저 도착,잠시후 들어선 김종필총재에게 『설날연휴에 잘 쉬셨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김종필총재는 『이러다가는 얼굴 잊어먹겠다』라며 그동안 못친 골프얘기등을 하면서 합당선언이전에 비해 뜸해진 회동에 아쉬움을 표시.
김영삼총재는 『눈이 엄청나게 왔으나 피해가 예상외로 적은 것을 보면 여러가지 시설이 많이 나아 진 것 아니냐』고 말문을 열자 김종필총재는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화답.
노대통령은 이어 김영삼총재에게 『합당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르느라 수고가 많으셨다』며 김종필총재에게도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해 관심을 표시.
이날 3자회동에 박태준 민정당대표는 3인이 30여분간 얘기를 나눈후 합석해 두 김총재에 대한 예우에 신경을 쓴 느낌.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청와대회담이 끝난 뒤 당사에 도착,곧장 회의실로 올라가 당직자및 보도진에게 회담내용을 밝은 표정으로 설명.
김총재는 자주 「화합」 「안정」 등을 강조하고 3당간 이견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해 신당의 화음에 무척 신경쓰는 모습.
김총재는 맨먼저 서경원의원사건과 관련한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불고지혐의등에 대한 검찰의 공소취소」를 합의사항으로 발표하고 특히 공소취소문제를 자신이 먼저 제의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이 합의를 이날 회담의 최대수확으로 생각하는 모습.
그러나 김총재는 문익환목사의 석방여부,신당 지도체제문제 등에 대해서는 『오늘은 합의한 것만 발표키로 했다』면서 『속내용은 여러분 상상에 맡긴다』고 언급을 회피.
김총재는 또 보안법ㆍ안기부법 게폐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이 계속되자 『내가 법률전문가가 아니니 실무선에서 처리하는 것을 지켜봐 달라』고만 대답.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회담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모든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 만큼 꾸준한 개혁조치로 민주주의를 체질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 세사람의 공통된 견해』라고 설명.
김총재는 민주자유당의 전당대회시기를 4월초로 앞당긴 것에 대해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했고 『민주당측의 내부사정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 『김영삼총재가 시기단축을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누가 무슨말을 했는지 밝히면 차질이 생긴다』고만 대답.<이종구ㆍ정병진기자>이종구ㆍ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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