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유럽의 많은 직장들이 아기엄마인 여사원들을 위해 직장탁아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의 직업여성들이 꿈나라 얘기처럼 부러워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이제 직장탁아소는 우리에게도 낯설지않다. 아직 그 숫자는 매우 적지만,차츰 여러직장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미국의 경우 직장탁아소를 많이 가진 직종으로 병원을 꼽는데,가장 큰 이유는 간호사를 유치하기 위해서이다. 전반적으로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가진 간호사들은 병원을 선택할때 탁아시설을 참고로 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직장탁아소가 일반화하려면 여성인력을 필요로 하는 직장들이 그만큼 많아져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 인력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시범으로 직장탁아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진다면 좋은 촉진제가 될것이다.
이 칼럼에서 오래전에 제안한 적이 있으나 다시 강조하자고 하는 것은 여자대학,여자 고등학교,여성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직장탁아소설치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여학교들은 사회에 진출할 미래의 직업여성들을 교육시킨곳이므로 준비교육 못지않게 여성과 직업사이의 여러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기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교수,사무직원의 어린 자녀들을 위해 직장탁아소를 만든다면 학생들이 졸업후에 일할 미래의 직장들에 좋은 본보기가 될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대학들은 여자 교수나 여자 사무직원들의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여서 늦게 결혼한 경우 방학중에 아기를 낳을수 있게 가족계획을 세우다가 결국 가임기를 놓쳐버리는 예를 흔히 볼수있다. 교수의 학기중 출산이 큰 지장을 줄것은 틀림없으나 여자 대학들은 지장이 있더라도 여성취업을 북돋우는 쪽으로 배려해야한다.
학교들은 다른 어떤 직장보다도 직장탁아소를 만들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인력,시설,환경 등 이상적인 탁아소를 만들수 있는 곳이 학교이다. 여학교들의 직장탁아소는 시집보낼 딸들을 위해 좀더 좋은 환경을 창출하여 사회에 제시하는 친정의 역할이라고 볼수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직장탁아소 조사결과를 보면 시범탁아소의 대부분이 생산업체에 몰려있다. 또 정부는 앞으로 공단지역에 직장탁아소 설치를 적극 권장할 방침이어서 크게 기대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전체 여성근로자의 30%가 기혼여성이란점을 감안할때 직장탁아시설의 확충이 절실하게 요구되고있다.
직장탁아소는 남자사원들도 이용할수 있으며,미국의 경우 이혼이 많기 때문이긴 하지만 남자들의 이용이 매우 높다고 한다. 각 기업의 노조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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