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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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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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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란 오늘만의 사회문제는 아니다. 희랍의 철인 소크라테스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은 인간의 생명이며 어떻게 죽느냐보다,어떻게 값있게 사느냐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살은 최악의 살인」이라고 말한 사람은 영국의 교육자 고린스다. 그는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그같은 용기로 주어진 운명을 개척해나갈 것을 권고했다. ◆이같은 말은 자신의 생명의 존귀함을 자각한 삶이야말로 지구보다 무겁다는 것을 일깨운 교훈이다. 우리사회가 고도산업사회로 진입함에 따라서 인명경시의 자살풍조가 만연되어 큰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부모에게서 공부하라고 꾸중을 들은 국교생이 목매죽었는가 하면,청혼을 거절한 여대생과 강제로 동반자살한 사건도 일어났다. 낙방과 가정불화를 비관한 중ㆍ고생 6명이 집단으로 음독을 기도하기까지 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88년 한해동안 자살한 숫자는 2천3백67명으로,인구 10만명당 15.1명 꼴로 나타났다. 사실은 자살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가 더 많아,실제 자살률은 10만명당 48명선이 될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적으로 높은 루마니아,헝가리,핀란드,덴마크보다 더높아 세계 최고를 기록한 셈이다. ◆쇼펜하워나 니체는 『자살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 『인간이 사람답게 살 수 없을 때,자살할 자유가 있다』고 하기도 했다. 기독교나 회교가 자살을 죄악시하는 것과는 달리 불교에서는 소신공양이라고 하여 분신자살을 최상의 보시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불교의 소신공양은 현실도피를 위한 자살이 아니라 불교전도를 위한 중생구법과 자기완성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자살풍조는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데서 출발한 사회적 병리현상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윤리ㆍ도덕성의 회복이 급선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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