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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야권의 고민/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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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야권의 고민/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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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야당의 맥을 이어왔다던 민주당이 해체되고 연이어 80년대 격동의 한 「주역」이었던 민정당이 1일 사실상 간판을 내렸다. 신여권의 개편 프로그램이 정해놓은 시간표가 눈앞에 성큼 드러나는 듯하다.여권의 거대화작업이 착착 진행되는 장면은 상대적으로 야권에 큰 지주를 잃은 상실감을 더해주고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여기서 우리정치에서 야당의 존재가 갖는 의미를 새삼 떠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야권의 상실감은 그만큼 신여권에 대응할 신야권의 정비가 절실하다는 인식을 재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분산된 야권은 요즘 고민이 한창이다. 끝내 김영삼총재는 따라갈 수 없었다는 민주당 잔류파. 김대중총재를 여전히 정점으로 결속을 다짐하는 「유일야당」 평민당. 그러나 그 속에서도 민주당 잔류파들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야권통합파. 그리고 무소속의원들. 여기에다 신당합류의 대세 속에도 선뜻 마음의 정리가 어려운 듯한 민주당의 동요파­. 이처럼 어지러운 분위기에 직업정치인으로서의 개인이해들이 얽혀 있음은 또한 물론이다.

신야권 재편이 신여권의 경우처럼 하루아침의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한눈에 알게 한다. 비록 신여권의 출범이 보혁구도를 전제로 했다 하더라도,이런 야권의 형편에다 그에 대응할 이념과 노선의 정리까지 확고히 내놓으라고 주문한다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거대여권이 차지하고 남긴 한켠의 정치지도를 메워내야 하는 일은 비여권세력의 엄연한 대국민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야개념의 대혼돈에 아직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정돈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도 통합신당반대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으로서의 의무에 속할 일이기 때문이다.

신야권으로의 재편몸살이 어차피 지속적인 운동의 성격을 띠고 진통기를 거쳐야 할 양상인 것은 보이는 대로이지만,거대여당에 대한 견제세력의 명분창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정치발전을 바라는 다수 국민들의 주문이라는 인식을 깊이할 계절인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일부 민주당 동요파들의 언행에 자신의 정치입지를 챙겨보려는 「장사속」인 듯 「위장된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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