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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 유럽서의 「미소 감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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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 유럽서의 「미소 감군」(사설)

입력
199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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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대륙의 탈냉전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둘러싼 미ㆍ소 두나라의 구상이 차츰 구체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상의 관심을 끄는 것은 중부유럽에서의 군비축소 구상이다.미국의 부시대통령은 31일 발표된 연두교서에서 중부유럽에 배치된 미ㆍ소 두나라의 병력규모를 양쪽이 각각 19만5천명선으로 줄이자고 제의했다. 이것은 지난해 5월 그가 제의했던 27만5천명보다 8만명이나 줄어든 선이다.

미국의 새로운 제안은 미국측이 11만,소련측이 40만5천명 규모를 각각 줄이자는 것을 뜻한다.

이에앞서 소련은 서방측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공산측의 바르샤바동맹이 병력규모를 각각 1백35만으로 줄이자고 제의한 바 있다. 동시에 미ㆍ소 두나라의 유럽주둔병력을 35만으로 줄이자는 것이었다.

소련의 감군제의는 유럽에 30만5천명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에게는 실질적인 감군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에대해 부시행정부는 11만명 규모의 감군효과를 낼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감군제의를 한 셈이다.

소련으로서도 스탈린이 탱크와 대포로 쌓아놓은 중부유럽 위성국들로부터 철수할 여건이 익어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련은 이미 헝가리로부터 6만5천 병력을 철수키로 지난 1월 헝가리측과 합의했다. 체코도 소련군의 철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폴란드도 소련이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금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소련의 장래는 확실치 않다.

소련 자신 이미 나토와 바르샤바동맹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고,작년 12월 몰타회담에서도 동맹국에의 개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었다.

결국 미ㆍ소 두나라는 중부유럽에서 힘겨운 군사대결의 짐을 벗자고 합의한 셈이다. 지난번 몰타회담에서는 오는 6월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었다. 그때까지 두나라는 군축문제에 어떤 결실을 이끌어내기 위해 두차례 외무장관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었다.

나토동맹안에서도 벨기에가 서독주둔군을 철수키로 결정했고,영국도 총병력을 3분의 1이상 줄이고 서독주둔군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부유럽의 군축은 불가피하게 독일통일문제와 맞물려 진행될 것이다. 지난 30일 고르바초프가 관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전제로 해서,독일통일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는 소극적 발표(모드로 동독총리)는 군축과 탈냉전에 따르는 정치적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로서는 유럽대륙의 군축이 구체화되면서 그것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게 된다. 미국은 작년 11월 92년부터 94년까지 해마다 5%의 실질적 국방예산감축정책을 밝힌 바 있다. 모든 움직임으로 봐서 주한미군의 규모에도 변화가 올 것은 확실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계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인식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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