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성전」압력… 47ㆍ65년 두차례 전쟁/양국 꾸준한 관계개선,전면전 가능성 적어인도내 유일한 회교도지역인 북부 카슈미르주에서 발생한 유혈소요사태가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정면대결로 비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정부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인도령 카슈미르 회교도들의 소요사태가 인도당국의 강경진압으로 1백명이상의 희생자를 내자 카슈미르 회교도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다짐하고 나섰다. 인도에 대해 회교성전을 선포해야 한다는 국내의 압력을 받고있는 파키스탄정부는 2일부터 1주일간을 카슈미르회교도와의 연대 주간으로 선포하고 조만간 상하원합동회의를 열어 카슈미르의 분리독립 결의안을 채택키로 했다.
인도정부도 이에 맞서 파키스탄과의 국경지대에 군병력을 증파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 무력충돌도 불사할 것임을 경고,양국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은 이미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47년 직후와 65년,카슈미르의 영유권을 놓고 2차례 전쟁을 치른바 있기때문에 전면전쟁의 위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분쟁의 발단이 된 카슈미르주 소요사태는 지난달 20일 카슈미르의 여름수도인 스리나가시에서 인도경찰이 회교민병대 체포에 항의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회교도를 향해 발포,32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무장회교도와 인도군 경간의 충돌이 카슈미르전역으로 번져 사실상 내전상태로 발전했다.
인도령 카슈미르 주민의 65%를 차지하는 회교도들의 분리요구는 이 지역이 인도에 편입된 지난 47년이후 끊임없이 게속돼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란ㆍ아프가니스탄등 주변 회교국가들의 영향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회교원리주의가 팽배하고 관리들의 부패상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면서 회교도의 분리요구는 점차 무장투쟁으로 선회했다.
또 지난해 7월 해임됐던 반회교강경주의자인 작모한 전주지사가 지난달 17일 다시 주지사로 임명된 것도 회교도들의 반발을 샀다.
작모한 주지사는 부패하지 않는 행정과 회교도에 대한 지위보장 등을 약속하면서 회교도들을 회유하고 있으나 분리독립시위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카슈미르사태가 즉각적으로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대결로 발전한 것은 이지역이 양국간의 오랜 분쟁지역이기 때문이다.
카슈미르주의 북부3분의1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나머지 지역에 대한 인도의 영유권을 인정치 않고 주민투표를 통해 카슈미르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해왔다. 또 47년 1차전쟁직후 양국 국경역할을 해온 휴전선은 히말라야산맥의 빙하지대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경계지역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빈번히 국경충돌사태를 빚어왔고 지난 87년 2월에는 국경충돌이 전쟁일보직전까지 가기도했다.
그러나 이번의 카슈미르사태가 양국간의 전면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양국은 지난 71년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독립을 둘러싼 3번째 전쟁직후 한때 국교를 단절하기도 했으나 76년 국교를 재개한 이후 지속적인 관계개선을 모색해왔다. 이 결과 지난 88년 12월에는 라지브ㆍ간디 인도총리가 파키스탄을 방문,부토파키스탄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핵불가침협정등 3개협정을 맺고 전통적 적대관계의 청산을 다짐했다.
또 국내정세면에서도 지난해 10월 어렵게 야당정권을 탄생시킨 싱인도총리나 아직 통치기반이 약한 부토파키스탄총리가 전쟁이란 도박을 감행할 처지에 있지 못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나 카슈미르분쟁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양국간의 화약고임도 부인할 수 없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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