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과소비 풍조가 크게 번져있고 이런 현상이 소비수요를 늘려 그렇지 않아도 노사분규의 후유증,시장개방 압력 등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가운데 불요불급 품목의 수입 폭증을 초래하여 「어렵다」는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미국,유럽 등으로 부터 시장개방 압력이 가세한 국면도 있지만 국내에서의 소비패턴은 품질이 많이 향상된 국내제품을 제쳐놓고 외제상품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일종의 왜곡현상에 빠져들고 있는 느낌을 준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상품의 국내 시판가격은 흔히 수입가격의 4∼5배나 되고 심할 때에는 10배를 넘는 경우도 있으나 이 고가수입품에 대한 수요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수요가 많고 국제시세가 대체로 알려진 생필품의 경우도 마진은 꽤 높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도입량이 적고 회전율이 낮은 사치성 품목일수록 원가를 파악할 수 있는 수입면장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유통마진이 수입가격의 몇배씩 돼도 소비자들은 충동심리로 내용도 모르는 채 사 갈 뿐이다.
이탈리아제 여성 실크 스커트는 1벌 수입가격이 56달러(3만8천원 상당)내지 83달러(5만6천원 상당)지만 소비자가격은 15만원대,더욱 심한 경우로는 프랑스제 1백% 실크의 남성 정장이 96달러33센트(6만5천원 상당)에 수입되어 근 15배나 되는 97만6천원에 시판되고 있는 경우이다.
개방시대에 사는 한 일정량의 외국상품의 수입과 소비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우선 적정가격 체제의 유지는 매우 필요하다. 그것은 수입품의 소비문제와는 별개이다.
현재 특소세 대상품목의 경우 운임 보험료 포함 수입가격을 1백으로 할 때 관세,특소세 등 각종 세금 1백25.5,유통마진 1백41,부가가치세 36.7 등으로 최종 소비자가격은 4백3.2 수준이다.
그러나 여기에 매우 「유동적인 마진」이 추가돼 물품에 따라서는 상식을 넘어서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고 이 엄청난 가격이 과소비의 또다른 유인요소가 되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 예삿일이 아니다. 당국이 수입품 판매에 원가표시를 하도록 한 것은 매우 적절하며 각종 세금까지 명시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86억 달러이던 흑자가 지난해 10억달러가 된 국제수지는 수출 그 자체의 문제로도 힘겨운 면을 맞고 있지만 너무나 급격한 수입의 증가에도 원인이 있음은 그간 수없이 지적됐었다.
때마침 음력설도 지나서 소비기세가 다소 진정국면에 들어섰음을 계기로 사치성 외제상품의 수입업체나 고소득계층이 잠시 그동안의 과소비 소용돌이를 되돌아보고 건전소비의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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