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민주당이 30일 창당 2년8개월만에 간판을 내렸다.이날 마포 중앙당사에서 민주자유당으로의 합당결의를 하기 위해 열린 임시전당대회의 분위기는 매우 처연했다. 일부 야권통합파 의원들의 「날치기」라는 고함은 당사를 더욱 어수선하게 했다. 민주당은 지난 87년 5월 당시 재야의 실세인 김영삼ㆍ김대중씨가 신민당소속의원 73명을 내각제 개헌에 기우는 이민우총재로부터 탈당시켜 선명야당을 표방하며 창당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평민당이 분가해 나가고 또 대통령선거 패배와 4ㆍ26총선 후 제2야당전락으로 정통야당의 맥을 표방하면서도 정치적 세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민주당은 작년 중평정국,동해후보 매수파동,공안정국,영등포재선거에서 위상설정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김총재로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될 입장이고 결국은 보혁구도의 정계개편으로 돌파구를 일단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김총재의 선택을 놓고 정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평가가 분분하다.
민주당의 당론을 정리해가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은 컸다. 그러나 김총재와 민주당의 대세는 민자당 창당으로 판가름이 난 상태이다. 이제 야당의 역할은 평민당이나 신당참여 거부인사들 몫이고 김총재와 민주당 주류는 집권세력으로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입장이다.
김총재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집권당도 간판을 내리게 한 혁명적 결단』이라고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고 여권내에서의 야당적 개혁을 다짐했다.
김총재는 이같은 언급에서 앞으로 자신의 역할을 간파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위로부터의 인위적 정계개편의 결과인 민자당 사람들이 말처럼 쉽게 기득권을 버리는 사고의 대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수 없다. 아직도 「5공적」 사고방식에 젖은 민정세와 「현실안주적」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공화세 속에서 김총재의 「개혁적 보수」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궁금해진다.
김총재는 30여년 야당투사로서 권위주의 독재시대에 큰 구심적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며 많은 국민들이 그같은 그의 투쟁정신이 신여권에서 개혁의 바람으로 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총재가 민자당에서 「소금의 역할」을 못할 때 정계개편은 국민을 위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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