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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속 35분 만에 야 간판내려/민주당 해체 전당대회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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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속 35분 만에 야 간판내려/민주당 해체 전당대회 주변

입력
1990.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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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토론 없이 영욕의 「2년8개월」 종지부/주류측 일찌감치 연단 앞 차지 몸싸움 막기도/잔류파 “날치기 말라” 격렬 항의 법 대응 밝혀○…정통야당의 적자임을 자부하던 통일민주당은 30일 임시전당대회에서 민정 공화와의 합당을 결의함으로써 영욕과 곡절의 「2년8개월」을 스스로 마감했다.

여당으로의 「발전적 변신」을 위해 야당간판을 내린 민주당은 혁명적 정계개편의 핵심주체 역할을 해내긴 했지만 신여권내에서의 청사진은 제로 베이스로 불투명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민주당은 지난 87년 4ㆍ13호헌조치 직후인 5월1일 이민우 당시 총재의 신민당을 공동화시키면서 창당,6월항쟁의 「업적」을 기록해 김영삼ㆍ김대중 두 김씨의 위력을 과시했으나 대통령직선을 앞두고 분당의 한을 겪기도 했다.

이로써 김대중ㆍ김영삼 두 김씨는 정치의 행렬을 완전히 달리함으로써 소위 영원한 경쟁과 협력관계라는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질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또한 정통야당에 대한,그리고 김영삼총재의 정치성향에 대한 야성지지세력들의 구심력이 당분간 「혼란」을 거칠 수 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민주당 고유의 지지세력이 신당으로 흡수될지 여부,즉 야성구심점의 이동방향이 앞으로 주목거리.

김총재로서는 신당의 선택으로 일단 1노3김 퇴진 압력에서는 「탈출」했다 할 수 있으나 정계개편 과정에서 빚어진 당내분파의 후유증을 상처로 안게 된 셈이다.

특히 당내반발의 주요 거점이었던 최형우 김정길 노무현의원과 이날 신당불참을 선언한 이기택의원,아직껏 「속앓이」를 거듭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광일의원이 모두 김총재의 아성인 부산출신들이라는 점도 아이러니.

○…이날 합당을 의결한 임시전당대회는 주류측의 일사불란한 준비와 진행으로 불과 35분만에 모든 일을 마쳐 대세속의 요식절차임을 여실히 입증.

총1천1백64명중 8백81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대회는 합당반대 대의원들의 참석이 예상보다 적어 주류측과의 「심각한」 충돌은 없었으나 야유와 가벼운 실랑이 등 소란은 계속 산발.

중앙청년위사무실 칸막이를 뜯어내 만든 1백60여평 규모의 대회장에는 이날 상오 7시30분께부터 주류측 대의원 3백여명이 입장,대회장 전면에 미리 자리잡았으며 연단 앞에는 1백여개의 의자를 5줄로 배치,대의원들간의 몸싸움을 막기 위한 「안전지대」까지 조성.

또 경찰측도 전경 5개중대 7백여명의 정ㆍ사복경찰을 전날 하오 7시께부터 당사주변에 3중배치.

○…상오 9시 정각 김명윤 상임고문,강인섭 부총재 등과 함께 다소 딱딱한 표정으로 입장한 김총재는 정상구 전당대회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인사말을 통해 『전두환 독재시대의 그 어렵던 창당에 처음부터 용기를 갖고 참여해준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과거의 야당투쟁 경력을 회고하고 합당의 당위성을 역설.

그는 『오랫동안 야당을 도와주고 민주당을 사랑한 국민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이곳에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

김총재는 『4당체제로 지자제선거를 실시할 때 우리나라는 종말이 올 것』이라고 지적,『이제 18세기식의 낡아빠진 사고방식을 바꿔야 하며 개인보다는 민주당,민주당보다는 나라의 이익을 위해 결단을 내려하 하는 것』이라며 합당결정을 「위대한 혁명」 「구국의 결단」이라고 명명.

김총재는 『역사 이래 집권당이 간판을 내린 일은 없다』고 상기시킨뒤 『민정당과의 1대1통합인 만큼 이 김영삼이는 여러분의 입장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다짐.

이에 앞서 정의장은 『도덕성 정통성 등 집권능력이 없는 민정당이 계속 정권을 유지할 때 나라는 파탄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하고 『이를 막을 가장 좋은 방법이 그들의 간판을 내리고 그들의 정신을 민주화시키는 명예혁명인 것』이라고 분위기를 유도했으나,도중 「옳소」 「사기치지마」라는 등의 고함대결이 함께 벌어지기도.

○…이어 정의장이 합당결의의 안건을 상정하고 뒤이어 황명수부총재가 『김총재에게 합당절차의 모든 권한을 위임할것』을 동의하는 순간 연단앞 둘째줄 좌석 중앙에 앉아있던 김상현부총재 노무현의원이 손을 들고 일어서며 반대토론을 신청.

그러나 정의장은 이를 묵살한 채 재청ㆍ삼청을 물은 뒤 동의안 상정을 성립시키고 박수표결을 유도해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고 정의장은 김부총재와 노의원이 항변 속에 『거의 만장일치』라고 표결통과를 선포하는 의사봉 3타.

이에 노의원등은 『이게 회의냐』 『토론과 설득이 없는 회의는 무효』라고 고함을 질렀고 2∼3명의 청년당원들이 이들을 만류하는 소란 속에 김명윤고문의 선창으로 「신당창당만세」를 삼창하는 것으로 대회는 종료.

합당의결이 통과되는 동안 합당반대 대의원들은 『여당되더니 날치기연습부터 하느냐』는 등의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일부는 『정통야당사수』를 외치며 흐느끼기도.

○…김부총재와 노의원은 대회 후 기자실로 와 『찬반토론도 없는 대회는 법률적으로 무효』라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흥분.

김부총재는 『적어도 3당합당문제는 찬반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대회는 반역사적 반민주적 불법날치기』라고 주장.

김부총재ㆍ노의원 등 잔류파들은 당사 밖에 나가서도 『민주당만세』등의 구호를 외치기도.<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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