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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시대의 철도사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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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시대의 철도사고(사설)

입력
1990.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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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열차사고가 하필이면 설날 연휴 마지막날에 발생해 귀성했다가 돌아오는 가족들을 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한때나마 철렁하게 했다. 서울­영등포간 철도가 6시간 이상 불통돼 열차편으로 귀경하는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서울 대방역 부근에서 탈선한 장항행 통일호 열차의 객차 2량과 유조열차의 충돌사고는 승객 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사고 규모에 비해 인명 희생이 적었던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 하겠다.

모든 교통수단 중에서도 가장 안전하다는 철도교통에서 어떻게 이처럼 어이없고 전근대적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철도청이 밝히고 있는 사고원인을 보더라도 이날의 사고는 안전관리를 책임맡고 있는 철도 종사자들의 해이하고 안일한 근무태도가 부른 인재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철도청의 1차 원인 조사가 그것을 입증한다. 조사내용을 보면 사고 1시간 전부터 노량진역 부근의 선로 절연장치가 고장나 수리중이었으며 수리를 끝낸 노량진역 직원이 계전판을 잘못 건드려 객차 10량을 달고 노량진역을 지나 대방역으로 향하던 통일호의 객차 8량이 빠져나간 후 선로가 옆선로로 이어지면서 9ㆍ10번째 객차 2량이 탈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말로는 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할 때부터 심하게 흔들렸고 사고지점에 이르기 전부터 덜커덩하고 멈추기도 했다는 점이나 앞부분 객차 8량이 무사히 빠져나간 후 선로가 옆선로로 이어져 끝부분 2량만이 탈선했다는 식의 원인조사는 이해하기가 곤란하다.

정확한 사고원인이야 정밀 조사결과 밝혀지겠지만 어떤 경우이든간에 철도와 열차의 안전관리에 소홀한 철도 종사자들의 책임은 면할 길이 없다고 우리는 본다.

특히 우리가 이번 사고를 보면서 놀라워하는 이유는 철도청의 한 간부도 말했듯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사고」가 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느냐는 점이며 오래 전부터 지속된 철도 현대화 추진사업이 이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의문을 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첨단과학기재에 의한 자동제어 체제의 도입으로 철도사고란 인위적인 조작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어나지 않는 일처럼 돼 버린지 오래다. 선진국에서는 철도교통을 거의 완벽에 가까우리만큼 안전운행을 하고 있다. 그것은 결코 첨단기재 때문만은 아니다. 기재못지 않게 그것을 관리,점검하는 철도 종사자들의 빈틈없는 능력과 안전운행에 대한 책임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멀지않아 첨단기재와 기술의 총체인 고속철도시대를 맞이할 처지에 놓여있다. 철도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종사자들의 첨단기재 관리능력을 높여 고속철도시대에 대비하고 안전의식을 굳게 심어줄 정신교육을 강화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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