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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경쟁서 경제 대결로 선회/미 국방비 대폭 감축ㆍ철군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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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경쟁서 경제 대결로 선회/미 국방비 대폭 감축ㆍ철군의 배경

입력
1990.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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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냉전 대처ㆍ미 적자해소 동시 해결 포석/해외기지 비핵부문 대상 감축/평화 분담금 요구도 거세질 듯부시대통령은 29일 총규모 1조2천3백33억달러의 91회계연도(90년 10월1일∼91년 9월30일) 예산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예산은 소련ㆍ동구의 변혁등 냉전체제의 해소가 확인된 이후의 첫 예산이어서 안보환경 변화의 예산반영이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부시대통령은 리처드ㆍ다만예산실장이 기초한 예산안 서문에서 『국방비 절감은 일반의 생각보다 적을 것이다』고 말하고 『그러나 명확히 나타나지도 않은 평화분담금을 기대,지출붐에 젖어든다면 성장이 제약되고 적자가 증개될 것이며 동구의 변혁으로 얻은 미국의 이점을 해치게 될 것이다』고 평화분담금에 대한 「환상」을 경고했다.

부시대통령은 적자의 감축과 미국 경쟁력의 향상에 역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초강대국의 전통적인 군사대결에서 멀어짐에 따라 미국 경제력의 상대적 중요성이 커지게 됐다』고 말하고 『이것이 요즘 부각되고 있는 경제 초강국들과의 세계적 경쟁에서 이겨나가는 데 필요 불가결하다』고 미 경제력의 체질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레이건 행정부 이후 공화당 행정부와 민주당 지배의회와의 예산 대결은 재정 적자의 책임 전가와 세금인상 분쟁에서 맴돌았다.

행정부는 민주당 지배의회의 방만한 지출계획 확대성향이 재정적자의 주범이라고 주장,세금 인상에 반대해왔고,의회는 행정부의 국방비 증대를 집중 공격하면서 적자감소책으로 국방비 감축과 세금인상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동구의 스탈린주의적 공산체제의 붕괴는 소련 위협의 감소가 『돌이킬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국방비의 감축은 불가피한 추세가 됐으며 행정부와 의회의 예산 공방전도 평화분담금의 전용문제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평화분담금을 적자 감축과 경쟁력 향상 미국 경제력 기반 강화에 투입하겠다는 것이고,민주당의회는 사회복지사업과 사회간접자본 확대 등 지역구 사업과 관련,지출사업에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91회계연도 예산공방은 이미 국방비 삭감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삭감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번 회계연도 예산에 처음으로 국방비(수권법안)를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90회계연도보다 2% 감축한 3천33억달러를 요청했다. 미 국방부가 감량 예산을 내놓은 것은 안보환경의 변화를 감안,의회의 예산 감축 공세가 격화될 것을 미리 예상하여 선제포석을 한 것이다. 체니국방은 29일(한국시간 30일) 국방예산 감축에 따른 해외및 국내 미군기지 폐쇄 계획과 감군 계획을 발표했다.

체니국방은 현재의 국제정치및 군사적 추세가 지속되면 육군이 28개사단(10개 예비사단포함)에서 23개 사단으로 5개사단을 감축할 수 있고 공군은 36개 비행단에서 31개 비행단으로 5개 비행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도 감축,4개 전함중 2척이 퇴역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 해군의 주력인 14개 항모전단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체니국방의 방침이다. 이러한 감군계획에 따라 1차로 91회계연도에 병력을 현역 3만8천명,문관 5천명,예비병 3천명 등 모두 4만6천명을 감축한다. 또한 군사기지도 대폭 감축할 계획이다. 해외기지는 그리스의 아테네에 있는 공군기지와 통신기지 등 2개 기지가 폐쇄된다.

그리스 정부는 미군기지들의 철거를 요청해왔었고 그동안 미국 정부와 기지연장협상을 추진하고 있던 중 이 2개 기지의 폐쇄에만 미국측이 이번에 동의한 것이다. 그리스 기지들은 나토방위망의 남부지역 전초였으나 동구의 혁명적 정변으로 그 기지들의 중요성이 반감됐다. 그리스 내의 다른 기지들은 그대로 존속하고 있다.

기지폐쇄는 군사적 필요성은 없어진 지 벌써 오래됐으나 지역구 출신 상ㆍ하의원들의 정치적 압력으로 존속시켜 왔던 국내기지들이 주요 대상이다. 뉴욕시의 내셔널 가드(예비군) 42보병사단,텍사스 포트 후드의 육군기지,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창,샌프란시스코만의 해군기지,캘리포니아 포트 오드의 육군기지 등이 그것이다.

재래식 군비와 병력의 감축과 함께 B2 스텔스폭격기 등 고가의 첨단병기 개발및 구매계획도 지연 내지 축소할 예정이다.

체니국방은 그러나 소련과의 군축 협상에서 물의의 대상이 됐던 SDI(전략방어구상,별들의 전쟁) 개발계획에 대해서는 9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90년도보다 20%를 증액 책정했다. 이것으로 미국의 군축은 주로 재래식 장비및 병력의 감축으로 추진될 것이 분명해졌다.

리처드ㆍ다만예산실장은 군축이 안보환경의 변화보다 빠른 속도로 진척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부시행정부의 91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예산 적자를 6백31억달러로 대폭 감축,책정한 것이다.

크램­레드만­홀링스균형예산법(균형목표연도 93년)이 요구한 적자 감축 목표 6백40억달러보다도 조금 앞서가는 과감한 목표다. 90년도 적자 예상액은 1천2백38억달러,균형 예산법의 목표액 1천억달러보다 2백38억달러가 상회한 것인데 89년 적자 1천5백20억달러보다는 상당한 개선을 보인 것이다.

부시대통령의 91회계연도 적자 목표는 세입증가 추정(9%)은 인플레와 경제 성장률을 감안,현실적 수치로 평가될 수 있으나 세출을 3%로 추정한 것은 지난 2년 동안의 6,7% 증가 실적으로 보아 과소책정됐다는 비판이 있다. 어떻든 다만 예산실장은 재정적자가 안정되고 있다고 적자감축을 낙관했다.

의회가 결정권을 가진 예산의 최종 모습을 현재 예측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평화분담금이 생긴다 해도 내수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데 미국의 국민적 컨센서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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