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위의 전략 핵 제외로 돌파구/몰타후 급진전…소 상황이 변수「냉전 이후」를 상징하는 최대의 동서합작품이 될 미소간 전략핵무기 감축협정이 올해안에 체결될 전망이다.
양국은 오는 2월6일 모스크바에서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오는 6월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전략핵감축협정을 조인하기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미국과 소련간의 전략핵감축협상은 냉전종식을 선언했던 지난 12월의 몰타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올해는 레이건 전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이 전략핵을 각각 50% 감축키로 합의한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이 있은지 4년째되는 해이다.
양국은 현재 ▲전체 핵탄두 수를 6천개로 줄이며 ▲운반수단을 1천6백기로 제한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탄두수를 1천5백40개로 감축하기로 합의해놓고 있다.
미국은 총 1만4천6백37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소련은 이보다 약3천개가 적은 1만1천6백94개를 갖고있다.
특히 미전략핵의 80%이상이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BM)이며,소핵전력은 60%이상이 이동식 ICBM으로 돼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전략방위구상(SDIㆍ일명 별들의 전쟁계획)과 함께 전략핵감축을 위한 양국간의 협상에 걸림돌이 돼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이 소련측이 우세한 이동식 ICBM의 폐기요구를 철회하고 소련은 미국이 우위에 있는 SLBM을 전략핵감축협상에 포함시키지않기로 양해함으로써 양국은 전략핵감축을 위한 극적 돌파구를 마련 했다.
게다가 소련은 지난 9월말 SDI를 전략핵감축협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종래의 입장을 철회,협정체결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두 초강대국간의 전략핵감축협정 체결전망이 밝기만 한것은 아니다.
우선 양국은 전략핵감축에 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럽배치 단거리핵(SNF)감축에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유럽지역에 있는 소련의 재래식군사력이 나토군사력의 2배정도나 되는 사실을 지적,SNF감축문제에 앞서 이지역의 재래식무기 감축에 관한 동서간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미소간의 전략핵감축 협상과정에 도사리고 있는 또 하나의 변수는 소련의 국내 정치상황과 이에따른 미국의 대응이다.
이같은 사실은 양국간의 군축협상이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성공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자명해진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85년 취임 이래 적과 우방 모두를 위한「공동안보」라는 신사고에 입각,일련의 대서방군축제안을 제시해 왔다.
그는 86년1월 오는 2000년까지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자는 제의를 시발로 87년에는 미국과 중거리핵(INF) 감축협상을 체결했으며,88년말에는 유엔연설을 통해 재래식무기의 일방감축을 선언하기도 했다.
고르바초프는 또한「합리적 충분성」을 새로운 방위개념으로 채택하고 지난해에는 유럽주둔 나토및 바르샤바군 병력을 동등한 수준으로 줄일것을 제의한바 있다.
실제로 85년이후 진전돼온 미소간 군축협상의 성과는 거의 대부분 고르바초프의 몫이다.
미국의 일부 군축반대론자들도 이점에는 선뜻 동의하지만 고르바초프의 실각가능성을 우려,그의 군축제안을 수용해가는 부시행정부의 「과속」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아무튼 고르바초프가 퇴진한다면 군축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것이 틀림없다.
이밖에도 SDI를 비롯한 첨단 무기체계분야에서의 우위를 고수하려는 미국과 이를 용인치않으려는 소련측의 자세도 양국간 전력핵감축협상 과정에 여전히 암초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양국은 올해 과거어느때보다도 전략핵감축 협상을 마무리 지을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양국은 무엇보다도 냉전종식에 이은 「힘의 분산」현상을 함께 체험하고 있으며,개도국들의 근대화로 야기된 핵확산을 저지해야하는 공동과제를 안고 있다.
이같은 점에 비춰볼때 미국과 소련은 올해안으로 쌍무적인 군축협상을 종결하는대로 핵확산금지를 위한 추가조치등 다자간군축협상을 공동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군축이 지역안보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것이 현실이고 보면 1천1백여개의 핵이 배치돼 있다는 한국도 미소간의 전략핵협상결과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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