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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노래하며 사회를 밝게”/서울 부부합창단(동호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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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노래하며 사회를 밝게”/서울 부부합창단(동호인클럽)

입력
199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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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10쌍으로 출발… 현재 23쌍/명성 높아지자 전국서 “와달라”/부부싸움 뒤라도 「한곡 맞추고 나면」 저절로 풀려부부의 화음으로 화목한 가정과 형제같은 이웃을 함께 일구어가는 모임이 있다. 사회의 불협화음이 높을수록 이들의 화음은 더욱 소중하다.

서울 부부합창단(회장 최동규ㆍ42ㆍ서인건축사 사무소대표)은 노래가 좋아 만나 그래서 더욱 서로를 사랑하는 23쌍의 부부가 삶의 즐거움과 생활의 지혜를 함께 나누는 모임이다.

합창단이 발족된것은 75년 가을. 축령복음병원장 신상철씨(51)부부가 지인 3명과 함께 류관순기념관에서 음악회를 보고나와 얘기를나누던중 부부합창단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신씨는 대학시절부터 한국 남성합창단을 이끌어온 터여서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합창단을 만드는데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아내와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모임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가진 10여쌍의 부부로 모임은 시작됐다.

부부합창단은 22쌍으로 회원이 늘어난 78년 겨울 명동 YWCA대강당에서 제1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모임의 짜임새가 갖춰지고 음악수준이 향상돼 제3회 정기연주회부터는 세종문화회관소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매년 겨울 연주회를 갖고 있다. 또 명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대전 광주 춘천 군산 등지에서 초청연주회도 열었고 한국합창제ㆍ정신장애자를 위한 자선음악회에도 참여했다.

회원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이지만 서로 형,아우로 부른다. 이들은 한결같이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것이 이 모임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입을 모은다. 부부싸움을 한뒤라도 모임에 나가 입을 맞추다보면 언제 싸웠는지 모르게 화해를 하게된다. 매주화요일 명동YWCA에서갖는 연습에 애들을 데리고 나오거나 정기연주회의 부모와 자녀가 함께 부르는 코너에 적극 참여하는 가족들도 많다.

회원 송영범씨(39ㆍ은행감독원 임원실과장)는 『처음에는 말짱한 정신으로 노래부르는 일이 쑥스럽기만 했으나 눈에 띄게 가족분위기가 좋아져 지금은 총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중 정낙설씨(39ㆍ태양열기대표)는 지난겨울 정기연주때 목발을 짚고 출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2개월전 교통사고를 당한뒤 3주만에 퇴원해 서있는것조차 불편했지만 병원에서 연습한 것이 아까워 연주회에 빠질 수 없었다는 정씨는 덕택에 송년회때 「죽어도 좋아」라는 특별상과 함께 부상으로 실크머플러를 받아 부인에게 선물했다.

정경석씨(34ㆍ럭키엔지니링과장)는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 근무하던 88년 신문을 통해 부부합창단을 알게돼 귀국즉시 가입했다. 어려운곡이 있으면 집에서 부인과 함께 연습을 하는데 3살박이 아들도 흥얼흥얼 따라 부른다.

이밖의 회원은 성보중 음악교사 서양권(33ㆍ연주이사),총리실제5조정관 김영택,쌍용건설부사장 차형동,초양상사사장 윤종훈,한국은행부장 이의수,진명건설사장 조후영,치과의사 장상헌,시티뱅크지배인 유호근,㈜코텍부장 안재영씨 부부 등 다양하다.

회원들은 이런 모임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 화음의 메아리로 밝고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또 코흘리개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2세들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또 코흘리개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2세들로 이루어진 부부합창단을 만드는 것이 큰 꿈이다. 532­1861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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