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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운영 재검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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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운영 재검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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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당들은 현재 전국적으로 2백24개 선거구에 지구당을 두고있다. 지난 선거에서 승리한 지구당은 현역의원인 원내위원장이 관리하고 패배한 곳은 원외위원장이 재도전의 의지를 불태우며 운영하고 있다. 당세가 미미한 정당은 선거구에 따라 아예 지구당을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선거때에 잠시 가동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관리를 하지 않아 유명무실해지는 지구당이 대부분이다.그러나 큰 정당에서는 선거가 있거나 없거나 1년내내 지구당을 상설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당의 경우는 당사는 물론 유급 사무요원까지 여럿두고 있다. 한달에 경비가 적어도 수백만원씩 필요한것은 물론이다. 민정당은 매달 중앙당에서 2백24개 지구당에 기본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지구당 운영에 들어가는 셈이다.

야당에서는 중앙당의 지원이 없다. 그럴만한 재정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원장이 개인적인 능력에 따라 관리할 수밖에 없다. 위원장의 개인능력에 의존하다보니 여당의 지구당 못지않게 관리하는 경우도 있고 간판만 덜렁 걸려있는 곳도 많다. 특히 야당의 원외위원장은 아예 평소의 지구당 관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운영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도저히 능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당은 평소에도 지구당 관리를 철저히 해야하지만 야당은 하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여야가 합당하는 과정에서 지구당의 상설운영이 과연 필요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등 다른 나라에서는 선거때나 잠깐 반짝하고 평소에는 잠잠하게 지내는게 지방조직이고 특히 미국에서는 중앙당이란 존재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원내활동만 주력하고 평소의 원외활동은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독특하게 지구당 운영을 해온 이유로 두가지를 들수 있다.

하나는 우리가 지금까지 지방자치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정치가 너무 빈약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

다른 하나는 강력한 여당이 계속 무리하게 집권을 연장키위해 지방조직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설운영만으로도 믿지 못해 지구당별로 당원들을 대거 서울의 중앙당 연수원으로 불러올려 며칠간씩 교육을 시키는 연중무휴의 당원훈련도 마친가지였다.

이러한 특수상황에서 지속되어온 지구당의 상설운영이 지자제 실시를 눈앞에 두고있고 또 여야3당이 합당하여 새로운 대여당을 만들고 있는 변화의 시점에서 재검토 논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지금처럼 소선거구가 아니고 한 선거구에서 여러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중선거구를 도입하게 된다면 한사람의 위원장에게 지구당을 맡기는 것은 우습고 여러사람이 공동관리하는것은 더 우스운 꼴이 될것이다.

지방의회 선거나 자치단체장의 선거와도 함께 조화를 이룰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지방당 운영방식이 연구되어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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