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향방 좌우할 것” 세계이목 집중/헝가리ㆍ체코ㆍ동독선 “소군 완전철수”가 공약/공산당 10%도 난망… 거의 소수당 전락할 듯지난해 독재적 공산체제를 청산하고 자유ㆍ민주화로의 대장정을 시작한 동구각국이 올해 상반기중에 일제히 실시될 자유총선을 앞두고 차츰 선거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공산주의 역사상 최초가 될 동구의 자유총선 일정은 오는 3월25일 헝가리를 시작으로 동독(5월6일),루마니아(5월20일),불가리아(5월중)를 거쳐 6월8일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소련에서는 민족주의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3ㆍ4월중 리투아니아ㆍ우크라이나ㆍ백러시아 등 3개공화국에서 인민대의원 선거가 실시되고 폴란드에서도 일부 지역의원 선거가 있을 예정이어서 동구의 90년은 명실상부한 「선거의 해」가 될 전망이다.
2차대전이후 40년만에 실시되는 동구의 자유총선은 동구 공산주의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라는 의미와 함께 아직은 혼미상태에 있는 동구개혁의 향방을 분명히 결정짓는 일대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또 한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헝가리ㆍ체코ㆍ동독 등에서는 급진야당 세력이 소련군의 완전철수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고 동독에서는 통독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이번 선거 결과가 유럽뿐 아니라 국제정세 전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구 자유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물론 공산당이 얼마만큼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가에 있다.
지난해 동구에서 민주개혁이 시작된 이후 기존의 권력기반을 급격히 상실해 온 각국 공산당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자체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나 멀어져가는 민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헝가리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스스로 당을 해체하고 서구식 좌파정당인 사회당으로 탈바꿈했으며 폴란드 공산당(통일노동자당)도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이같은 전례를 따를 예정이다.
또 동독ㆍ체코ㆍ불가리아의 공산당도 권력독점을 포기하고 의회민주주의를 수용하기 위해 헌법과 당강령을 대폭 수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사회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체코에서는 찰파 총리가 공산당에서 탈당,21명의 각료중 공산당은 7명에 불과하게 됐다.
동독 공산당의 경우도 그동안 당원이 절반이상 감소한 가운데 당해체 주장이 내부에서 고조되고 있으며 당지도부중 유일하게 국민적 신망을 받고 있던 베르그호퍼 부의장이 탈당,큰 충격을 받고 있다. 모드로 총리내각도 비밀경찰 재창설 파문으로 자칫 총선전서 붕괴할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번 자유총선에서 각국의 공산당이 대부분 권력을 상실하고 소수정당으로 전락할 것이 예상되고 있지만 야당세력 또한 제대로 조직화 돼 있지 못한 상태인데다 군소정당이 난립,야당이 독점적으로 정권을 잡기보다는 연립정부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각국별로 본다면 체코ㆍ동독ㆍ헝가리 선거에서는 야당의 우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다른 동구권 국가들과 달리 순조롭게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체코는 개혁을 주도해온 시민포럼이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어 야당정권이 기대되고 있다. 재야세력의 연합체인 시민포럼은 정당으로의 변신은 부인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에서 「추천후보」를 낼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차우셰스쿠체제의 붕괴와 함께 사실상 공산당이 사멸한 루마니아는 구국위원회가 태도를 바꿔 총선에 참여키로 함으로써 구국위의 권위와 도덕성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긴 하지만 구국위원회가 대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가리아는 야당세력이 태동단계에 있고 아직도 공산당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지는 못하더라도 공산당이 최대정당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동구 자유총선
헝가리: 총선일자 : 3ㆍ25
전 망 : 야당승리 예상
동 독: 총선일자 : 5ㆍ6
전 망 : 야당세력이 조직화될 경우 압승 예상
루마니아:총선일자 : 5ㆍ20
전 망 : 구국위원회 주도 예상
불가리아:총선일자 : 5월중
전 망 : 공산당이 과반수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주도세력될 듯
체 코: 총선일자 : 6ㆍ8
전 망 : 야당압승 확실시
소 련: 총선일자 : 2월말부터 일부 공화국 인민대의원 선거
전 망 : 재야ㆍ민족주의자 대거 당선 예상
폴란드: 총선일자 : 4월중에 일부지역 의원선거
전 망 : 공산당 참패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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