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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쇼크”… 투쟁방향 부심/학생운동권 대응책과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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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쇼크”… 투쟁방향 부심/학생운동권 대응책과 움직임

입력
199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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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신당은 운동권 악재”평가/“범민주연합전선 형성 분쇄해야” 집약/내달초 「서총련」 대회에서 진로 결정될듯겨울방학동안 자체조직정비와 행동방향설정에 몰두해온 학생운동권이 지난22일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전격적인 합당선언으로 「보수대연합」 국면을 맞아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느라 다시 부산해졌다.

지난11일 차기발족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 서총련은 합당이 발표된 이후 23일과 24일에 정ㆍ부위원장과 서울시내 4개지구 정ㆍ부의장으로 구성된 중앙상임위원회를 잇달아 열었으며 각대학총학생회도 긴급운영위원회를 소집,이번 합당의 의미와 투쟁방향을 논의중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정계개편이 『민중의 정치의식과 투쟁성의 발전에 위협을 느낀 보수정치권이 자신들의 반역사성,반민중성을 드러낸 예상된 조치』라고 평가하고 『학생운동의 객관적 여건이 현저히 악화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특히 보수신당이 일단 일본의 자민당과 같은 구조를 정치권내에 정착시키고 나면 학생운동은 더이상 체제변혁운동의 역할을 하지 못한채 체제내의 개량운동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이들은 보수대연합에 맞설 「재야ㆍ학생대연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대학 총학생회의 성명서와 대자보를 통해 나타난 학생운동권의 대응방안은 ▲전민련ㆍ진보정당 등과의 제휴를 통한 범민주연합전선의 형성 ▲민중이 주체가 되는 통일투쟁의 가속화 ▲전노협ㆍ전교조 등 민중운동세력에 대한 탄압분쇄투쟁 ▲5공청산과 광주학살진상규명투쟁지속 등으로 요약된다.

학생들은 이번 보수대연합이 인위적인 보혁구도를 창출해 학생 노동 재야운동권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가해올 것으로 보고 범민주세력간의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연세대총학생회장 권오중군(23ㆍ화학3)은 『현재 우리나라의 기본정치구도는 민주대 반민주이며 합당파들이 주장하는 보혁구도는 민주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민족ㆍ민주운동세력이 통일전선을 형성,이를 분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총련의 한 간부는 『그동안 대의원의 석수배정,정세관의 차이 등으로 연합이 어려웠던 전민련과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까지 연합논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또 이번 합당이 한반도의 분단고착정책을 추진하는 미국의 사주를 받은 친미보수세력들에 의해 이루어짐으로써 지난해 문익환목사와 임수경양의 방북 등 민중에 의한 통일운동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통일운동을 가속화하고 미군철수ㆍ평화협정조인,군축 등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서울대 총학생회가 게시한 대자보는 『이번 합당의 근본적인 이유는 민중운동의 성장에 따른 보수세력의 위기감』이라고 규정하고 『합당세력들을 정책ㆍ이데올로기적 개량화조치를 통해 중간계층을 흡수하면서 민중운동세력을 격리,말살하려는 정책을 펼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당조치가 운동권의 동면기인 겨울방학중 갑자기 이루어진데다 내부의 이견조정을 통한 방향설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운동권의 투쟁방향은 2월초로 예정된 서총련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각 대학 학생회의 대응방안은 지난해 NL과 PD의 노선차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어서 내부의 단결정도가 주목되고 있다.

연세대ㆍ고려대 등 NL파 총학생회는 이번 합당은 「친미독재세력의 결집」이라고 규정,통일과 5공청산문제에 초점을 두고있는 반면,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PD파는 전노협탄압분쇄투쟁을 「합당음모」분쇄의 열쇠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민주ㆍ평민 양당을 통일세력으로 흡수할 수 있다며 제휴를 주장해온 NL은 이번 합당을 계기로 PD측의 더 거센비판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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