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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야당 출현」도 기다린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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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야당 출현」도 기다린다(사설)

입력
199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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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ㆍ민주ㆍ공화 등의 신당창당이라는 혁명적 정계개편이 4당구조에서 바람직한 양당구조에로의 전환에도 그 뜻이 있다면 거대여당의 출범을 본 지금 우리의 관심이 「새로운 야당의 모습」에 쏠리게 됨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현실적으로 김대중씨가 이끄는 평민당만이 야당의 형태로 남아있는 지금 굳이 「새로운 모습의 야당」을 강조하는 것은 여권이 혁명적으로 재편했듯이 우리 야권도 혁명적으로 재편해야만 우리의 정국안정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양당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박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희망은 따라서 앞으로 야권재편의 모습이 어떨 것인가에 관계없이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평민당에 대한 몇가지 주문으로 시작될 수 밖에 없다. 이번 대개편으로 누구보다도 정치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쪽은 평민당과 김대중총재일 것 같다. 그야말로 기습적인 강타를 당한 것이다. 우리는 평민당이 하루빨리 놀라움과 충격에서 깨어나 냉정하게 자기 진로를 열어나가기를 바란다.

사실 평민당으로서는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었을 것이다. 여소야대의 4당체제하에서 느긋하게 구가하던 제1야당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약세야당으로 떨어지고 또 정국의 외톨이가 되는등 강제로 평가절하되고 말았다. 때문에 평민당이 3당통합을 제2의 유신 운운하며 오는 2월국회 후 개편저지 1천만서명운동등 일련의 장외투쟁을 예고한 것등은 극심한 정치적 피해를 입은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같은 반발에 대해 일응 이해하면서도 이번 혁명적 개편의 원인과 배경을 3당의 책임만으로 돌려야 하는지,또 평민당과 김총재도 일단의 책임이 없는지 묻고자 한다. 즉 13대국회 이후 근 2년 동안 의정활동을 통한 평민당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본의건 아니건간에 지역주의에 지나친 의존,김총재 중심의 카리스마적인 당운영,서경원의원사건 등으로 인한 대국민 이미지 추락 그리고 4당체제하에서의 안이한 자세와 매너리즘 등은 깊이 반성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이 시점에서 평민당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겠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게 된다.

첫째는 「호남당」이라는 지역주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적극적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민당의 문호를 과감하게 개방하여 3당통합에서의 이탈세력,각계의 참신하고 유능한 민주인사,재야 세력등을 대거 영입할 수 있을 만큼 새모습의 민주적인 당운영을 도모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평민당을 아예 백지화하고 각계의 민주세력을 폭넓게 망라하여 정통야당으로 새출발을 하는 것이다. 이때 김총재는 당고문등 2선으로 물러나 막후의 영향력있는 지도자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셋째는 3당통합­신당창당 과정을 관망하면서 김총재 중심의 운영을 한층 강화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지역주의는 더욱 심화되어 범국민야당의 이미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중에서 평민당과 김총재가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는 것은 전적으로 스스로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금 국민들에겐 새로 태어난 거대여당이 우리 정국안정을 획기적으로 이룩해 주고 그것이 지속적인 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모처럼 이룩한 민주화 분위기가 또다른 독단이나 독선에 흐르지 않게 하는 건전야당의 역할 또한 갈망하고 있다는 데 유의해주기 바란다.

거대여당을 견제 비판하고 수권능력을 키울 수 있는 건실한 야당의 출현을 바라는 국민들은 평민당과 김총재의 대국적인 결단과 변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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