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의원은 대세추종… 원외ㆍ사무직 불만/민주 최형우ㆍ김정길ㆍ노무현 의원 불참할 듯/평민 “몇명 신당 간다” 루머… 범민주규합 추진3당의 합당이 예상수순을 뛰어넘어 당지도부에서 전격합의되자 민정당은 물론 민주당내에서도 적지않은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공화당만은 속성이나 명분 및 실리상 밑질 게 없다는 공동판단 때문에 별이상이 없으나 특히 민주당의 경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물론 합당이 가속화되면 민정ㆍ민주당내의 반발이나 이탈세도 줄어들겠지만 그럴 경우 평민당의 동요가 반대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평민당도 집안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각당의 동요ㆍ반발,이탈가능성을 헤아려 「합당정국」의 허실을 알아본다.
▷민정당◁
3당합당에 대해 민정당내의 반응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는 점에서 겉으론 담담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시기가 전격적으로 단행된 데 대해선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당간의 합당이 정초들어 가시화되자 민정당내 창당그룹 및 원외인사들은 불만을 갖고 있었으나 여권의 속성상 반발보다는 정계개편 추진의 문제점 및 그에 따른 후유증을 지적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당내 여론은 「개편 대세론」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지배적.
원내의원들은 3당합당이 원내중심이란 점에서 앞으로 지구당 정비작업에서 원내인사를 우선 조직책으로 임명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여유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창당세력과 원외지구당위원장(특히 11ㆍ12대 전의원)ㆍ사무처 요원들은 3당합당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면서 신당내 자신들의 입지약화를 감안,반발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당간판을 내리고 구 여출신ㆍ야권 등이 신당에 참여함으로써 당이념 및 노선이 불분명해질 뿐더러 합당으로 오히려 평민당을 중심으로 한 재야 급진세력이 정면대응을 할 것으로 분석하면서 정국불안을 지적하고 있다.
당내인사중에는 윤길중ㆍ이종찬ㆍ이한동ㆍ이춘구 의원 등과 원외의 김정례ㆍ임방현고문을 비롯,호남지역 전직의원들이 합당에 따른 후유증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책을 숙의하느라 분주한 모습.
노대통령도 이같은 당내기류를 알고 있는듯 지난주말인 21일 하오 홍성철 비서실장을 이종찬 의원에게 보내 3당합당 결정내용을 설명토록 하고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당 원내의원중 신당추진에 이탈할 인사는 거의 없으나 창당대회에 앞서 치러질 지구당 개편대회를 앞두고 조직책 인선과정에서 탈락될 원내외 인사가 속출될 경우 당내 반발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정통야당에서 하루아침에 여당의 일원으로 변해버린 민주당은 22일 3당합당의 충격뉴스를 듣고 희열ㆍ허탈ㆍ반발의 기류가 뒤엉켜 통합파의 향배가 주목된다.
통합파중 최형우ㆍ김정길ㆍ노무현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밝혔듯이 김영삼 총재의 노선을 따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최ㆍ김 의원은 『민주대 반민주의 구도를 바꿀 때가 아니다』라며 김총재와 다른 길을 걸을 것이며 노의원은 이같은 이유밖에도 보수적 색채가 강해 통합신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평민당 통합파의 행동여하에 따라 무소속의원들과 함께 별도교섭단체를 시도한다는 것이며,이도 뜻대로 안될 경우는 무소속으로 남는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 같다.
이밖에 통합파인 장석화ㆍ유승규 의원이 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어떤 선택을 단언한 것은 아니지만 범보수연합의 신당창당추진의 기류속에서 계속 야권통합에 미련을 두어왔던 게 사실이다.
이기택 총무의 태도가 계속 주시되어 왔으나 김총재를 따르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게 당내의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총무는 진로를 놓고 무척 혼란에 빠진 것 같다고 측근이 전하고 있는데 23일께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정당과의 통합에 명분 및 체질적으로 거부감을 가져온 김광일 의원 역시 선택의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 때 야권통합을 강하게 들고 나왔던 황낙주ㆍ박용만 의원은 22일 상오의 확대간부회의에서 재빨리 김총재 노선으로 선회했다.
원외중진 중에서는 김상현 부총재가 김총재 노선에 반발하고 있으며,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이 받은 충격도 적지 않았다는 것. 또 비판적 야당의 이미지에 자부를 느끼던 정책실측이 크게 허탈감과 실망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허탈과 반발을 느끼는 당내인사들이 충격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2,3일내로 잔류파의 윤곽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평민당◁
평민당 지도부는 민정ㆍ민주ㆍ공화의 신당창당의 회오리속에서 살아남는 관건은 내부단속,즉 이탈자를 극소화하는 데 있다고 보고 집안단속에 우선 주력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평민당 의원들의 신당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당내외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심지어는 비호남지역에 지역구를 가진 몇몇의원과 전국구 의원들이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출처없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평민당 지도부는 『여권이 신당창당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만들어낸 근거없는 얘기』라고 그 진원지를 공작차원으로 돌리고 있으나 『팔려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만 남아 유일야당을 하면되는 것 아니냐』는 배수의 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평민당의 이탈 가능성을 얘기할 때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비호남지역구 출신과 전국구의원 외에도 당내 통합파의원들의 향배이다. 통합파의원들은 21일 하오 조윤형 부총재 집에서 정대철 김종완 이상수 양성우 이해찬 이철용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임을 갖고 평민당이 기득권을 포기한 가운데 민주세력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통합파의원들의 주장은 김총재가 2선으로 물러나 민주당의원과 무소속 및 재야를 영입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한 뒤 신당을 만들거나 평민당을 주축으로 한 범민주세력의 결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파의원들은 22일 상오에도 당사에 나와 보수신당 출현의 기회를 평민당이 적극활용해 야당통합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평민당도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통합파의원들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통합파의원들의 움직임이 이들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당내 원심작용으로 확대해석될 것이고 이탈움직임에 대한 분위기 조성을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김총재와 평민당 지도부는 서울지역출신 의원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내부단속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탈가능성의 최대변수는 역시 영입에 나서는 여권의 태도와 조건제시일 것이다. 평민당은 여권이 벌써부터 이탈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본격적인 각개격파에 나섰다는 판단아래 거듭해서 내부단결을 촉구하고 있다.<조명구ㆍ장현규기자>조명구ㆍ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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