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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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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인구는 63만명,인구수로 따지면 미국내 10대도시에 들지 못한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행정수도로서 미국정치뿐 아니라 국제정세를 주무르는 정치외교의 1번지이자 미국내 어느 주에도속하지 않은 채 연방정부의 관할을 받을 만큼 그 위치는 독보적이다. 그만큼 워싱턴은 시의 규모보다 시가 갖는 상징성에 더 큰 자부를 갖고 있고 따라서 시장은 어느 다른 미국도시와는 다른 비중을 지니게 마련이다. ◆워싱턴시장은 연방정부에서 임명했으나 1974년부터 자치제가 실시되어 워싱턴 시민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뽑는다. 민주당의 대통령예비선거에 두차례나 출마하여 돌풍을 일으켰던 흑인민권운동 출신의 거물정치인 제시ㆍ잭슨목사가 금년 가을 워싱턴 시장선거에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은 워싱턴시장의 정치적 영향력과 격을 말해준다. ◆현임 마리온ㆍ배리시장은 1978년 시장에 당선한 후 3선을 계속하여 금년까지 12년간 시장에 재임하고 있다. 그런데 3선의 민선시장이 마약범죄와 폭력추방을 역설한 연두기자회견 바로 다음날 코카인복용 현장서 FBI수사요원에게 체포되었다. 그의 마약구설수는 지난해 9월 그의 전 보좌관이 체포되면서 나돌았으나 본인의 완강한 부인으로 흐지브지되는 듯하다가 이번에 터졌다. ◆그렇지 않아도 워싱턴은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백인 상류계층이 교외로 빠져나가 주민의 4분의3이 흑인빈민으로 마약,살인,폭력 등 범죄가 잇달았고 밤이면 하얀것은 오로지 백악관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암흑의 범죄도시로 불리었다. 여기에 배리시장은 뉴욕과 버지니아에 흑인시장과 지사가 나오기 전 흑인 유력 정치인으로 꼽혔던 사람이다. ◆미국이 세계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파나마를 침공한 명분중 하나는 마약중계통로를 봉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중남미 마약조직의 후원자라는 노리에가를 미국에 압송해놓은 마당에 수도의 어엿한 시장이 어느 호텔의 구석방에서 마약을 피우다 잡혔으니…. 미국사람들의 충격을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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