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을 맞아 빈발할 음주운전사고가 지레 걱정들이다. 때마침 대검이 말썽 많았던 음주운전단속의 객관성ㆍ실효성 제고를 위해 외국에서 처럼 행동관찰을 호흡조사와 병행키로 했다고 한다. 알코올 농도측정기가 둘쭉날쭉이라고 항변했던 술꾼들도 이제는 똑바로 걷기 등의 또다른 시험관문을 어렵사리 통과해야 할 형편이다.행동관찰 얘기가 나온김에 생각나는 게 있다. 얼마전 미국에 이민갔던 어느 교포술꾼의 무용담이다. 고국에서의 버릇을 쉽게 버리지 못해 취중운전을 하다 적발된 그 술꾼은 백약이 무효인 엄격한 미국경찰관 앞에서 행동관찰을 당하게 된다. 10m의 거리를 똑바로 걸어보라는 명령을 받은 그 술꾼이 기지를 발휘,왕년의 기계체조 실력을 믿고 아예 물구나무서기로 걷기 시작하자 기가찬 경찰관이 「그만 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재미있었던 건 그 경찰관의 뒷말이었다고 한다. 또렷한 한국말로 『한국사람 술 잘 마셔… 나 동두천에 있었어…』 하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근착 타임지는 남녀의 음주와 취기의 정도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음주운전 사례가 유달리 많은 우리에게도 참고가 될만한 내용들이었다. 미국과 이탈리아 학자의 공동연구로 밝혀냈다는 음주의 과학에 관한 최신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 위장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알코올의 20% 정도를 1차로 분해하고 나머지는 장에서 혈관에 흡수되는데 그 알코올은 간에서 비슷한 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혈관에 흡수된 알코올은 뇌에 이르러 취기를 일으키게 되는데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남녀에 따라 취기의 정도나 지속시간이 현저히 달라진다.
이번에 새로 밝혀진 사실은 위장의 분해효소가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훨씬 양이 적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술을 비슷한 체중의 남녀가 마셔도 여자의 알코올 흡수량이 남성의 배에 가까워져 취기나 부작용의 정도도 그만큼 심하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들을 봐도 남성의 경우 위장에서 분해효소가 정상인의 반정도는 분비되지만 여성의 경우는 전무해져 술을 마시면 알코올 전부가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간장에 지나친 부담을 줘 간경변 등 알코올성 간장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일찍이 임신여성들의 심각한 음주피해에 대한 경고는 이같은 적은양의 효소 때문으로 그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음주 때 안주를 많이 먹으라는 것도 설명이 가능해졌다. 위장이 음식으로 차 있으면 술도 위장에 오래 머물러 그 효소가 알코올을 분해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면 생리적으로는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술에 약하고 취기의 부작용도 크게 마련인 것 같다. 하지만 남성들은 음주태도에 있어서는 여성들에 비해 개차반이어서 생리적 강점을 도리어 까먹는다고 이 연구는 지적한다.
결국 남녀를 불문하고 일단 술을 마시면 취해 중추신경이 조금씩 마비되면서 음주운전사고와 같은 망발을 저지르게 된다. 이번 구정 연휴에는 모두가 더 한층 정신을 차리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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